지난해 4·3희생자 추념식에서 대통령 추념사를 대독하는 한덕수 총리(왼쪽)와, 오늘(3일) 총리 명의 추념사를 낭독하는 한덕수 총리
올해 제주4·3 추념식 추념사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명의였던 것과 다르게 국무총리 이름으로 낭독됐습니다.
3일 행정안전부와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제76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낭독된 정부 대표 인사의 추념사는 한덕수 국무총리 명의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에도 한 총리가 윤 대통령 대신 참석해 대통령 명의 추념사를 대독했기 때문에, 추념사의 격만 대통령에서 국무총리로 바뀐 셈입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대통령실에서 끝까지 참석 여부를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못 가는 것으로 결정돼 대신 추념사만 보내는 것으로 돼 대독이 이뤄졌다"며 "올해는 선거나 여러 가지 일정이 도저히 의사가 못 내려오시는 게 확정이 되다 보니까 총리님이 올해는 하는 것으로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무총리가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4·3중앙위)'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덧붙였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총리가 추념식에 직접 참석해 대통령 명의의 추념사를 대독하는 것이 오히려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2018년, 2020년, 2021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했습니다. 나머지 2019년과 2022년엔 이낙연 총리와 김부겸 총리가 참석했는데, 둘 모두 총리 명의 추념사를 낭독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한덕수 총리가 낭독한 윤 대통령의 4·3 추념사는 830여 글자의 역대급으로 적은 분량 속에 '자유 민주주의' 등 "자유"라는 단어가 여섯 차례 언급됐습니다. 이는 "유가족"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횟수와 같고, '아픔(2회)', '고통(1회)'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반면, 당시 추념사에서는 "화해"와 "상생"이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고, "명예 회복"은 단 한 차례만 나왔습니다. 특히 'IT와 반도체 설계기업 유치' 등 4·3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 들어가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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