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형동 / 그제(13) 오후
도로에서 남성 두 명이 황급히 달아납니다.
그 뒤를 경찰이 재빠르게 뒤쫓고, 결국 한 명이 검거됩니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운전자와 동승자들입니다.
권민지 기자
"사고 차량입니다. 사고 충격으로 차량 앞 부분이 완전히 찌그러져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그제(13) 오후 4시 40분쯤.
사고 차량은 인도 위에 올라타 신호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당시 운전자 20대 A씨는 면허 취소 기준을 훌쩍 넘긴 만취 상태였습니다.
박준혁 / 노형지구대 경사
"차량에서 내려서 갑자기 도주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음주운전인 것을 직감하고 150m가량을 뛰어서 도주하는 운전자를 검거하게 되었습니다."
A씨는 사고 직후 증거를 없애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 칩을 길가에 버려 음주 상태로 몇 km나 운전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 A씨는 회식을 마친 뒤 동료들을 데려다 주겠다며 차에 태웠고, 처벌이 두려워 도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뒤이어 붙잡은 동승자 2명도 만취 상태였습니다.
문제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자들도 음주운전을 말리지 않고 동조했다는 데 있습니다.
제주시 노형동 / 지난 2월
지난 2월 음주 난폭운전으로 운전자가 검거된 사건에서도 동승자들까지 만취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제주에서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9명으로,
동승자의 방조 행위에 대해선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차 키를 건네는 등 고의적인 방조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신명철 / 변호사
"효과적으로 음주 운전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방조한 동승자에 대해서도 처벌을 명확하게, 통일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하는 한편, 또 다른 동승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권민지 (kmj@jibs.co.kr), 오일령 (reyong510@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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