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서스비니어드섬에서 청각장애인은 그저 '목소리'가 다른 사람일 뿐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없는 섬.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섬. JIBS는 창사 22주년을 맞아 이런 섬을 꿈꾸는 생생한 목소리를 ‘농아인일기’로 전합니다.]
■ 오랜만에 그린 시간계획표
평범해 보이는 시간계획표.
아침 7시 출근 준비부터 저녁 7시 퇴근까지, 그날그날 할 일이 쌓여있습니다.
여느 직장인의 일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곳곳에 메모들이 적혀있습니다.
자가용으로 출근 할 땐 다른 차의 경적소리를 못 듣기 때문에,
누구보다 뒷거울과 옆거울을 넓은 시야로 더 자주 확인합니다.
회의나 외근을 나갈 땐, 자신의 말을 전해줄 사람과 함께합니다.
대화가 쉽지 않다 보니 저녁모임 후 대리운전기사는 부르지 않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이용합니다.
이 시간계획표를 그린 직장인은 40대 청각장애인 A 씨입니다.
오랜만에 시간계획표를 그리던 A 씨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아.. 큰 차이도 없네.’
'듣지 못하고, 말을 못할 뿐이지 몸을 움직이는 건 비장애인과 똑같네.'
■ 제주에 청각장애인 6,000명이 산다
A 씨를 비롯해 제주지역 청각장애인은 약 6,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배려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수어를 배울 수 있는 학교가 없고, 일할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름을 불러도 듣지 못해 기다림이 길어지고,
공항, 은행, 버스, 부동산 등 일상 곳곳에서 높은 벽을 마주합니다.
실제 2021년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진행한 실태 조사에서도,
청각장애인은 소득, 주거, 안정 등 일상 전반에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청각장애인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일상을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필요한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 청각장애인 A 씨도 함께했습니다.
A 씨는 청각장애인의 섬이라 불리는 마서스비니어드섬을 언젠가 가보고 싶다면서도,
제주섬이 언젠가 마서스비니어드섬처럼 다름을 그대로 인정하는 곳이 되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변화를 위한 청각장애인들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확실한 것은 여기서 멈추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언젠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세상을 꿈꿀 것”
JIBS는 청각장애 인식 개선에 동참하고자 앞으로 ‘농아인일기’ 통해 농아인들의 하루, 그리고 삶을 조명합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각장애인 A 씨가 그려본 시간계획표.
■ 오랜만에 그린 시간계획표
평범해 보이는 시간계획표.
아침 7시 출근 준비부터 저녁 7시 퇴근까지, 그날그날 할 일이 쌓여있습니다.
여느 직장인의 일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곳곳에 메모들이 적혀있습니다.
자가용으로 출근 할 땐 다른 차의 경적소리를 못 듣기 때문에,
누구보다 뒷거울과 옆거울을 넓은 시야로 더 자주 확인합니다.
회의나 외근을 나갈 땐, 자신의 말을 전해줄 사람과 함께합니다.
대화가 쉽지 않다 보니 저녁모임 후 대리운전기사는 부르지 않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이용합니다.
이 시간계획표를 그린 직장인은 40대 청각장애인 A 씨입니다.
오랜만에 시간계획표를 그리던 A 씨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아.. 큰 차이도 없네.’
'듣지 못하고, 말을 못할 뿐이지 몸을 움직이는 건 비장애인과 똑같네.'
제주도농아복지관 청각장애인식개선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제주에 청각장애인 6,000명이 산다
A 씨를 비롯해 제주지역 청각장애인은 약 6,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배려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수어를 배울 수 있는 학교가 없고, 일할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름을 불러도 듣지 못해 기다림이 길어지고,
공항, 은행, 버스, 부동산 등 일상 곳곳에서 높은 벽을 마주합니다.
실제 2021년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진행한 실태 조사에서도,
청각장애인은 소득, 주거, 안정 등 일상 전반에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청각장애인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일상을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필요한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 청각장애인 A 씨도 함께했습니다.
A 씨는 청각장애인의 섬이라 불리는 마서스비니어드섬을 언젠가 가보고 싶다면서도,
제주섬이 언젠가 마서스비니어드섬처럼 다름을 그대로 인정하는 곳이 되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변화를 위한 청각장애인들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확실한 것은 여기서 멈추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언젠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세상을 꿈꿀 것”
JIBS는 청각장애 인식 개선에 동참하고자 앞으로 ‘농아인일기’ 통해 농아인들의 하루, 그리고 삶을 조명합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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