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팔이와 삼팔이가 낳은 새끼가 함께 유영하는 모습 (사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인스타그램)
멸종위기종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 활동에 지역주민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남방큰돌고래 해양생태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홍종현 제주국제대학교 산학협력단장은 오늘(26일) 제주자치도의회 소통마당에서 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활용 실태조사 및 지역주민 상생방안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홍 단장은 "돌고래 관광선박이나 일부 낚싯배들이 돌고래 생태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돌고래 투어를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주민들은 돌고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무관심한 상태"라고 짚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돌고래로 인해 어획량이 줄었다고 인식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돌고래 보호를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하며, 여러 가지 상생방안을 내놨습니다.
홍 단장은 우선 돌고래가 출현하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일대 해안 지역을 남방큰돌고래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방큰돌고래를 육상에서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경웁니다. 이러한 장점을 더욱 살리기 위해 일대를 '남방큰돌고래 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것입니다.
오늘(26일) 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활용 실태조사 및 지역주민 상생방안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는 홍종현 제주국제대학교 산학협력단장(사진, 신동원 기자)
홍 단장을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뒤따르는 경상사업과 자본보조 지원사업 등 관련 사업 예산을 확보해 여러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제주도 내 해양보호구역은 △추자도 주변 해역 △토끼섬 주변 해역 △문섬 등 주변 해역 △오조리 갯벌 등 4곳입니다. 해수부 등 중앙에서도 이 대정읍 일대에 대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중·장기 계획으로 '남방큰돌고래 해양생태박물관' 건립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제주도 동쪽엔 해녀박물관이 있는데 이 시설의 연간 방문객은 10~20만 명 수준"이라며, "제주도 서쪽에 돌고래 박물관을 건립하면 산방산, 모슬포, 노을해안로, 수월봉, 차귀도 등과 연계한 관광프로그램의 연결고리가 돼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정읍 신도리에 있는 옛 신도초등학교 폐교를 활용해 박물관을 지어 방문객들이 박물관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안길까지 들어오도록 할 수 있다. 주차 문제도 폐교 내 넓은 공간으로 해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노을해안로의 교통 혼잡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홍 단장은 돌고래 박물관의 조성 방향성을 ▲남방큰돌고래 전시시설 ▲마을사업 운영을 통한 수익처 ▲남방큰돌고래 연구소 ▲해양생태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통한 교육장 등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외에도 홍 단장은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통한 방문자센터 조성과 신포포구와 가까운 국공유지를 활용해 공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 "돌고래가 사람보다 우선인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정읍 신도리 주민들은 동네가 '돌고래 명소'로 떠오르면서 겪게 된 고초에 대해 토로했습니다.
백은숙 대정읍 신도리 어촌계장은 "주민들도 돌고래를 좋아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행정과 언론이 돌고래 보호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백 어촌계장은 "해녀들이 조업 중 20~30마리의 돌고래 떼가 둘러싸 장난을 치면 겁이 나 조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고, 돌고래로 관광객이 늘어난 노을해안로에 화장실이 한 곳도 없어서 오죽하면 어촌계 화장실을 24시간 개방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도롯가에 주차한 차량들이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늘어났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 돌고래만 좋아하는 관광객? '오산' 마을 색 지켜야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대표는 "돌고래를 찾아서 온 관광객들이 돌고래를 보고 좋아하는 그 순간은 사실 돌고래만 보고 좋아하는 순간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돌고래가 나오는 바다와 내가 지금 있는 주변 공간 등 전체적인 환경 안에서 돌고래를 봤을 때 이 자연에 있는 돌고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지역 상생 방안이 지역이 갖고 있는 제주의 고전적인 색깔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게끔 (사업 추진에)굉장히 좀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연안과 가까운 갯바위 바로 앞에 카페가 난립하고 건물들이 바다의 조망을 해치는 식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다 누릴 수 있게끔 환경을 유지하는 고민들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 대표는 "돌고래 생태 보호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지역주민과 얼마나 협력이 잘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제주자치도의회 양병우 의원이 대표로 있는 의원연구단체 제주지속가능발전연구원이 주관했습니다.
오늘(26일) 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활용 실태조사 및 지역주민 상생방안 마련 정책토론회' 기념 사진. (사진, 신동원 기자)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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