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행렬
내국인 감소세 뚜렷.. 연관 업계 타격↑
1분기 이어, 2분기 전망 악화 우려 커
먹거리 관련 부정적 이슈 해소 “아직”
관광혁신 비대위 출범,. 근본 대책은?
물가 지표 마련.. 실효성 담보 “멀었다”
제주 관광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고물가, 바가지 논란, 그리고 최근의 ‘비계 삼겹살’ 이슈까지 겹치면서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까지 가동되었지만, 선결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눈 앞의 난제에 급급해 임시방편을 서두르고, ‘보여주기’ 식으로 그럴듯한 대책이라며 펼쳐놓다가는 자칫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난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실효성 확보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주가 다시 한 번 관광지로서 매력과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데 힘이 실립니다.
■ 내국인 관광객 50만 명 줄어.. “제주, 비싸서?”
과거 내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던 제주시 월정리 해변은 이제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의 외국인 관광객들만이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카페와 식당들은 썰렁하고, 길거리엔 렌터카 대신 빈 점포의 '임대' 간판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곳의 한 식당 대표는 “한 달 전부터 성수기를 대비해 가게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손님의 90%가 중국인이고, 나머지가 내국인일 정도로 외국인 방문이 늘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카페 운영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와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결국 가게를 내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망도 어둡습니다.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583만 명, 지난해 631만 명보다 50만 명 가까이 감소했고, 감소 폭만 8% 상당에 이릅니다.이같은 감소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2022년 같은 시기(6월 26일까지)엔 665만 명이 찾아, 3년째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셈입니다.
전년 대비 50만 명 가까이 줄었고, 이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로는 고물가와 부정적인 이슈가 꼽힙니다.
실제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며, 일부는 "비계 삼겹살" 논란 등으로 제주 방문을 꺼리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내선 줄고, 항공권 가격 뛰어”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이 국제노선에 주력하면서 제주 기점 국내선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라 관광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5월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6만 4,859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습니다.
공급석 역시 2.9% 줄어들면서 이용객 수는 4.2% 감소했습니다.
반면 국제선 운항은 크게 증가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내국인 관광객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부정적 이미지→ 소비자 신뢰 하락 부추겨
제주 관광의 문제는 단순히 ‘고물가’와 ‘바가지’ 논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의 ‘비계 삼겹살’ 이슈 등 부정적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크게 저하시켰습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며, 부정적 이슈까지 더해져 관광 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2023년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는 46%, 여행 계획률은 13%, 방문 점유율은 9%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내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여행소비자의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는 46%, 여행 계획률은 13%, 방문 점유율은 9%로 집계됐습니다. 해당 지표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일제히 최저치로, 코로나 19 발생 후 급등해 2021∼2022년 관심도 64%, 계획 점유율 22%, 방문 점유율 12%에 비해 많게는 4분의 3에서 4분의 1 수요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 1∼5월 제주여행 지표가 39%(관심도), 13%(계획 점유율), 8%(방문 점유율) 등으로 최저치를 기록해, 역시 상승세 기대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관심이 떨어진데다, 앞으로 잠재 여행수요까지 위축세를 내다보며 관광시장에 불안감을 더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2024년 조사 결과를 1분기(1~3월)와 2분기(4~5월)로 나눠 봤더니 '관심도'와 '계획 점유율' 하락세가 2분기(4, 5월)보다 더 심해졌다”라며 "해외 여행 정체 추세에도 불구하고 '비계 삼겹살' 등 최근 불거진 논란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짐작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보여주기’ 연연해서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도와 관련 기관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관광물가 조사 용역도 착수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관광물가 지수를 개발해 제주 물가가 비싸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비자들은 사실 이미 제주가 ‘고물가’란 인식을 갖고 또 공유하고 있고, 이는 단순한 지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기 때문입니다.
관광객들이 ‘물가’ 수준을 몰라, 제주 물가가 비싸다고 인식하고 ‘오해’를 해서 빚어지는 헤프닝이라거나, ‘관광물가’ 기준을 만들고 제시하면 모든 ‘오해’가 풀릴 것이란데서 나아가 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고민이 모아져야하는 이유입니다.
■ “소비자는 알고 있다".. 정보 홍수, 산재된 원인들
현장에서 만난 도내외 제주 물가에 대한 인상이나 체감도는 천차만별, ‘십인십색(十人十色)’으로 나뉘었습니다.
내용은 다양하지만 크게 ‘비싸다’, ‘생각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경기 역시도 침체 분위기가 있는 반면 활기를 점치는 곳도 적지 않다며 일방적인 ‘몰아가기’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불거졌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는 “막상 가보니 관광객이 많더라”, “동네 물가와 비슷했다”, “비싼 곳은 비싸게 받았지만, 안 그런 곳도 있다”, “줄 서서 먹는 곳도 많아”, “하루 몇 천씩 매출을 찍은 가게는 뭐냐” 등등,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무색한 경기부터 고물가 타격은 일부가 아니냐는 의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월정리에서 만난 관광객 ‘S’씨는 “인스타 등 SNS를 보고 동선을 짜서, 남들 다 가는 유명 식당만 다니고 남들 다 가는 카페를 찾아 다니면 물가가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라며 “하지만 그 외에 현실은 그런 곳보다 안 그런 곳이 더 많다“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S씨는 “오히려 여느 동네나 물가가 비슷했다. 일부 공산품이 다른 곳보다 다소 비싼 느낌은 있었지만 오히려 우리 동네보다도 싸다고 생각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또다른 관광객 ‘Y’씨는 “일부 알려진 식당은 비싼 메뉴가 있었지만, 안 그런 곳도 꽤 있었다”라며 “사실 해외여행 나가면 저렴한 잘 곳이나 먹는 걸 찾아 다니고, 국내에선 고급호텔이나 유명한 곳을 골라가면 당연히 비싸다고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물가 수준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 제주 물가, 긍정-부정적 시각 ‘공존’.. “갑론을박까지”
반면 일부러 ‘가성비’ 때문에 저렴한 걸 찾아다니지 않고, 주요 관광지 물가를 비교한다면 당연 제주 물가가 비싸다는 시각도 지배적입니다.
관광객 ‘K’씨는 “제주 관광지 물가는 관광객 입장에선 당연히 비싸다고 느낄 수준으로 주택가 정도는 가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정도”라면서 “평소 대하는 음식값과 비교하면 당연히 체감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동네 단골 횟집에서 먹던 견적이 유명 횟집에서 몇 만원 짜리 회를 대하면 ‘이게 뭐냐’ 싶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게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항공권 가격 등 교통비 차도 비교 대상입니다.
일본 여행과 제주를 보자면 김포~제주 구간만 왕복 1인당 20만 원을 거뜬히 넘습니다. 주요 일본 인기 도시 항공권이 보통 30만 원대지만, 찾아보면 그보다 싼 경우도 나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비인기, 소도시 노선은 특가 형식으로 10만 원대도 나오기도 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20kg 정도 휴대수하물 포햠 등 옵션까지 감안하면 해외 항공권 여건이 취약한 경우도 있다“라며 “성수기 좌석 가격인 점을 감안할 때 제주 항공권이 일본에 비해 결코 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엔저로 인해 국내보다 저렴한 숙소에 식비나 렌트비 등이 국내(제주)가 높은 부분이 있다는 주장들도 제시됐습니다.
최근 들어 방일객 급증으로 관광 요금을 올리는 추세는 변수로 꼽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일본인의 관광지 입장료를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이나 호텔들이 방일 관광객에 집중해 숙박 단가를 올리는 추세라, 이같은 경향이 지속되면 엔저 여파에도 결국 관광 비용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동급 수준 관광을 하면 일본이 결코 싸지 않다”, “그 돈이면 해외 간다? 제주가 젤 싸다”라며 제주 관광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입장들에 “엔화 약세로 제주가 음식이며 커피는 비싼 게 맞다”, “1인 손님은 안 받는 식당이 많아졌더라”, “제대로 호텔 가 자고, 렌터카 타고, 삼시세끼 먹으려면 제 돈 이상 써야 된다” 등 각자 경험에 맞물린 부정적 시각이 맞물리며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 “왜 제주는 아니? 원인 조사 필요“.. 장기적 접근
이런 움직임들과 정책 대응 방향과 관련해 제주 관광에 대해 지속적으로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온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진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조사를 주도한 김민화 연구위원은 ‘고물가’나, ‘바가지’ 관광 등을 언급하기 앞서 제주 관광을 둘러싼 대외 환경을 짚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제주도는 해외 여행 상황에 따라서 선호도가 크게 변동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라면서 “제주도에 대한 소비자의 마음이 제주도가 가진 그 자체 문제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상황에 따라서 의존적으로 변하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라고 꼽았습니다.
대표적으로 LCC 노선 확대로 근거리 해외 항공료 가격이 인하되면서부터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와 제주도를 비교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제주 갈 돈이면 해외여행을 간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제주도 여행경비는 동남아나 일본 여행비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고, 제주도 갈 돈으로는 해외 여행을 갈 수 없다”라는 김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소비자들이 믿고 재생산을 하는게 요즘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요즘같이 국내 물가가 크게 오르고 가격에 민감한 상황에선 먹거리나 상도의 등과 관련된 문제는 굉장히 크게 번질 수 있다”라며 “제주도 자체가 어떻게 보면 관리할수 있는 영역 이외, 그러니까 해외여행과 관련된 부분들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해(1~10월) 3박 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만 봐도 제주 52만 8,000원, 해외 115만 7,000원으로 해외여행 때 제주여행 2.2배를 썼고 국내 여행지 전체 평균이 33만 9,000원으로 조사된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당시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국내여행 평균 대비 제주가 1.6배, 해외여행 3.4배로 제주여행에 1.6배 쓰는 것보다 해외 가느라 3.4배 쓰는 것이 낫다는 ‘불합리’한 여행계획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는 게 현실”이라면서 “‘실제 제주가 비싸지 않다’고 항변하는 것은 공허할 뿐이다. ‘반값이라도 제주도는 가지 않겠다’는 의견이 공공연히 표출되고 그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는게 무엇을 뜻하는지,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 대처하는게 우선”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소비자가 믿는 게 비록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도, 그게 진실이건 아니건 소비자 생각과 결정이 결국 시장을 좌우하게 되어 있다”라면서 “제주 관광은 해외여행은 물론 부정적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소비자의 ‘그런’ 인식이 시작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 활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마음과 품질 문제를 모니터링해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 “그저 상황에 급급해서,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기보다 제주도가 해외여행이나 부정적 이슈에 왜 이렇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를 먼저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우선 물가 용역”.. 실효성 담보, 어떻게? ‘전수조사까지도’
관련해 앞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등은 관련 산업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비대위를 구성하고 지난달말 제주관광 대혁신 방안을 내놨습니다.
대대적인 관광산업 살리기를 선언하며 그 일환으로 28일 ‘빅데이터 기반 관광물가 지수 개발 연구용역’을 제주연구원에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관광물가 동향과 물가불안 품목을 진단하고 국내외 관광물가 수준을 비교·분석하는 게 주 내용입니다.
연말쯤 해당 용역이 마무리되면, 이를 토대로 관광물가 안정화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관련해 제주도는 일부 유명 관광지 등에서 운영하는 특정 업체 등이 일부 품목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받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이같은 상황들을 파악하고 바로잡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대위는 또 총체적인 품질을 관리하는 제주관광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안전·안심 실천 운동을 확산해 지속 가능한 관광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서비스센터 등 운영 방향이나 예산, 인력 등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이 현재로선 사실상 관광협회 즉 민간 차원에 맡겨지면서 이 역시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비대위의 가동과 관광물가 조사 용역 등이 관광 제주 위상을 되찾는 시작일 수 있다”라면서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부 업체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신뢰 회복 차원에서라도 관광물가 지수 개발과 더불어 업계 전수조사까지도 전제한 가격 모니터링과 규제가 수반돼야 한다. 또한 바가지 요금에 대한 불만을 줄이면서, 합리적인 가격 정책 수립에 나서는 결단력 있는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며 ”더불어 긍정적 이미지 강화를 위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 항공권 가격 유지 등 접근성 개선, 나아가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 모델이라는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목표로 장기적인 관광 경쟁력 제고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국인 감소세 뚜렷.. 연관 업계 타격↑
1분기 이어, 2분기 전망 악화 우려 커
먹거리 관련 부정적 이슈 해소 “아직”
관광혁신 비대위 출범,. 근본 대책은?
물가 지표 마련.. 실효성 담보 “멀었다”
제주 관광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고물가, 바가지 논란, 그리고 최근의 ‘비계 삼겹살’ 이슈까지 겹치면서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까지 가동되었지만, 선결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눈 앞의 난제에 급급해 임시방편을 서두르고, ‘보여주기’ 식으로 그럴듯한 대책이라며 펼쳐놓다가는 자칫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난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실효성 확보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주가 다시 한 번 관광지로서 매력과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데 힘이 실립니다.
■ 내국인 관광객 50만 명 줄어.. “제주, 비싸서?”
과거 내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던 제주시 월정리 해변은 이제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의 외국인 관광객들만이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카페와 식당들은 썰렁하고, 길거리엔 렌터카 대신 빈 점포의 '임대' 간판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곳의 한 식당 대표는 “한 달 전부터 성수기를 대비해 가게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손님의 90%가 중국인이고, 나머지가 내국인일 정도로 외국인 방문이 늘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카페 운영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와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결국 가게를 내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망도 어둡습니다.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583만 명, 지난해 631만 명보다 50만 명 가까이 감소했고, 감소 폭만 8% 상당에 이릅니다.이같은 감소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2022년 같은 시기(6월 26일까지)엔 665만 명이 찾아, 3년째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셈입니다.
전년 대비 50만 명 가까이 줄었고, 이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로는 고물가와 부정적인 이슈가 꼽힙니다.
실제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며, 일부는 "비계 삼겹살" 논란 등으로 제주 방문을 꺼리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내선 줄고, 항공권 가격 뛰어”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이 국제노선에 주력하면서 제주 기점 국내선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라 관광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5월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6만 4,859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습니다.
공급석 역시 2.9% 줄어들면서 이용객 수는 4.2% 감소했습니다.
반면 국제선 운항은 크게 증가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내국인 관광객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부정적 이미지→ 소비자 신뢰 하락 부추겨
제주 관광의 문제는 단순히 ‘고물가’와 ‘바가지’ 논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의 ‘비계 삼겹살’ 이슈 등 부정적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크게 저하시켰습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며, 부정적 이슈까지 더해져 관광 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2023년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는 46%, 여행 계획률은 13%, 방문 점유율은 9%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내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여행소비자의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는 46%, 여행 계획률은 13%, 방문 점유율은 9%로 집계됐습니다. 해당 지표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일제히 최저치로, 코로나 19 발생 후 급등해 2021∼2022년 관심도 64%, 계획 점유율 22%, 방문 점유율 12%에 비해 많게는 4분의 3에서 4분의 1 수요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 1∼5월 제주여행 지표가 39%(관심도), 13%(계획 점유율), 8%(방문 점유율) 등으로 최저치를 기록해, 역시 상승세 기대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관심이 떨어진데다, 앞으로 잠재 여행수요까지 위축세를 내다보며 관광시장에 불안감을 더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국내 여행지 관심도’는 강원도가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는 작년 8월 이후 40%선을 유지했지만 최근 불거진 부정적 이슈로 인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줄었다. (‘국내 여행지 관심도’.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2024년 조사 결과를 1분기(1~3월)와 2분기(4~5월)로 나눠 봤더니 '관심도'와 '계획 점유율' 하락세가 2분기(4, 5월)보다 더 심해졌다”라며 "해외 여행 정체 추세에도 불구하고 '비계 삼겹살' 등 최근 불거진 논란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짐작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24일 제주관광 위기 극복을 위한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보여주기’ 연연해서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도와 관련 기관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관광물가 조사 용역도 착수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관광물가 지수를 개발해 제주 물가가 비싸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비자들은 사실 이미 제주가 ‘고물가’란 인식을 갖고 또 공유하고 있고, 이는 단순한 지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기 때문입니다.
관광객들이 ‘물가’ 수준을 몰라, 제주 물가가 비싸다고 인식하고 ‘오해’를 해서 빚어지는 헤프닝이라거나, ‘관광물가’ 기준을 만들고 제시하면 모든 ‘오해’가 풀릴 것이란데서 나아가 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고민이 모아져야하는 이유입니다.
■ “소비자는 알고 있다".. 정보 홍수, 산재된 원인들
현장에서 만난 도내외 제주 물가에 대한 인상이나 체감도는 천차만별, ‘십인십색(十人十色)’으로 나뉘었습니다.
내용은 다양하지만 크게 ‘비싸다’, ‘생각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경기 역시도 침체 분위기가 있는 반면 활기를 점치는 곳도 적지 않다며 일방적인 ‘몰아가기’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불거졌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는 “막상 가보니 관광객이 많더라”, “동네 물가와 비슷했다”, “비싼 곳은 비싸게 받았지만, 안 그런 곳도 있다”, “줄 서서 먹는 곳도 많아”, “하루 몇 천씩 매출을 찍은 가게는 뭐냐” 등등,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무색한 경기부터 고물가 타격은 일부가 아니냐는 의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월정리에서 만난 관광객 ‘S’씨는 “인스타 등 SNS를 보고 동선을 짜서, 남들 다 가는 유명 식당만 다니고 남들 다 가는 카페를 찾아 다니면 물가가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라며 “하지만 그 외에 현실은 그런 곳보다 안 그런 곳이 더 많다“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S씨는 “오히려 여느 동네나 물가가 비슷했다. 일부 공산품이 다른 곳보다 다소 비싼 느낌은 있었지만 오히려 우리 동네보다도 싸다고 생각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또다른 관광객 ‘Y’씨는 “일부 알려진 식당은 비싼 메뉴가 있었지만, 안 그런 곳도 꽤 있었다”라며 “사실 해외여행 나가면 저렴한 잘 곳이나 먹는 걸 찾아 다니고, 국내에선 고급호텔이나 유명한 곳을 골라가면 당연히 비싸다고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물가 수준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 제주 물가, 긍정-부정적 시각 ‘공존’.. “갑론을박까지”
반면 일부러 ‘가성비’ 때문에 저렴한 걸 찾아다니지 않고, 주요 관광지 물가를 비교한다면 당연 제주 물가가 비싸다는 시각도 지배적입니다.
관광객 ‘K’씨는 “제주 관광지 물가는 관광객 입장에선 당연히 비싸다고 느낄 수준으로 주택가 정도는 가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정도”라면서 “평소 대하는 음식값과 비교하면 당연히 체감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동네 단골 횟집에서 먹던 견적이 유명 횟집에서 몇 만원 짜리 회를 대하면 ‘이게 뭐냐’ 싶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게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항공권 가격 등 교통비 차도 비교 대상입니다.
일본 여행과 제주를 보자면 김포~제주 구간만 왕복 1인당 20만 원을 거뜬히 넘습니다. 주요 일본 인기 도시 항공권이 보통 30만 원대지만, 찾아보면 그보다 싼 경우도 나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비인기, 소도시 노선은 특가 형식으로 10만 원대도 나오기도 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20kg 정도 휴대수하물 포햠 등 옵션까지 감안하면 해외 항공권 여건이 취약한 경우도 있다“라며 “성수기 좌석 가격인 점을 감안할 때 제주 항공권이 일본에 비해 결코 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엔저로 인해 국내보다 저렴한 숙소에 식비나 렌트비 등이 국내(제주)가 높은 부분이 있다는 주장들도 제시됐습니다.
최근 들어 방일객 급증으로 관광 요금을 올리는 추세는 변수로 꼽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일본인의 관광지 입장료를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이나 호텔들이 방일 관광객에 집중해 숙박 단가를 올리는 추세라, 이같은 경향이 지속되면 엔저 여파에도 결국 관광 비용 부담이 상당히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동급 수준 관광을 하면 일본이 결코 싸지 않다”, “그 돈이면 해외 간다? 제주가 젤 싸다”라며 제주 관광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입장들에 “엔화 약세로 제주가 음식이며 커피는 비싼 게 맞다”, “1인 손님은 안 받는 식당이 많아졌더라”, “제대로 호텔 가 자고, 렌터카 타고, 삼시세끼 먹으려면 제 돈 이상 써야 된다” 등 각자 경험에 맞물린 부정적 시각이 맞물리며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 “왜 제주는 아니? 원인 조사 필요“.. 장기적 접근
이런 움직임들과 정책 대응 방향과 관련해 제주 관광에 대해 지속적으로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온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진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조사를 주도한 김민화 연구위원은 ‘고물가’나, ‘바가지’ 관광 등을 언급하기 앞서 제주 관광을 둘러싼 대외 환경을 짚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제주도는 해외 여행 상황에 따라서 선호도가 크게 변동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라면서 “제주도에 대한 소비자의 마음이 제주도가 가진 그 자체 문제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상황에 따라서 의존적으로 변하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라고 꼽았습니다.
대표적으로 LCC 노선 확대로 근거리 해외 항공료 가격이 인하되면서부터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와 제주도를 비교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제주 갈 돈이면 해외여행을 간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제주도 여행경비는 동남아나 일본 여행비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고, 제주도 갈 돈으로는 해외 여행을 갈 수 없다”라는 김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소비자들이 믿고 재생산을 하는게 요즘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요즘같이 국내 물가가 크게 오르고 가격에 민감한 상황에선 먹거리나 상도의 등과 관련된 문제는 굉장히 크게 번질 수 있다”라며 “제주도 자체가 어떻게 보면 관리할수 있는 영역 이외, 그러니까 해외여행과 관련된 부분들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해(1~10월) 3박 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만 봐도 제주 52만 8,000원, 해외 115만 7,000원으로 해외여행 때 제주여행 2.2배를 썼고 국내 여행지 전체 평균이 33만 9,000원으로 조사된 결과가 나온 바 있습니다.
당시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국내여행 평균 대비 제주가 1.6배, 해외여행 3.4배로 제주여행에 1.6배 쓰는 것보다 해외 가느라 3.4배 쓰는 것이 낫다는 ‘불합리’한 여행계획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는 게 현실”이라면서 “‘실제 제주가 비싸지 않다’고 항변하는 것은 공허할 뿐이다. ‘반값이라도 제주도는 가지 않겠다’는 의견이 공공연히 표출되고 그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는게 무엇을 뜻하는지,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 대처하는게 우선”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소비자가 믿는 게 비록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도, 그게 진실이건 아니건 소비자 생각과 결정이 결국 시장을 좌우하게 되어 있다”라면서 “제주 관광은 해외여행은 물론 부정적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소비자의 ‘그런’ 인식이 시작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 활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마음과 품질 문제를 모니터링해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 “그저 상황에 급급해서,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기보다 제주도가 해외여행이나 부정적 이슈에 왜 이렇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를 먼저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우선 물가 용역”.. 실효성 담보, 어떻게? ‘전수조사까지도’
관련해 앞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등은 관련 산업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비대위를 구성하고 지난달말 제주관광 대혁신 방안을 내놨습니다.
대대적인 관광산업 살리기를 선언하며 그 일환으로 28일 ‘빅데이터 기반 관광물가 지수 개발 연구용역’을 제주연구원에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관광물가 동향과 물가불안 품목을 진단하고 국내외 관광물가 수준을 비교·분석하는 게 주 내용입니다.
연말쯤 해당 용역이 마무리되면, 이를 토대로 관광물가 안정화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관련해 제주도는 일부 유명 관광지 등에서 운영하는 특정 업체 등이 일부 품목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받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이같은 상황들을 파악하고 바로잡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대위는 또 총체적인 품질을 관리하는 제주관광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안전·안심 실천 운동을 확산해 지속 가능한 관광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서비스센터 등 운영 방향이나 예산, 인력 등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이 현재로선 사실상 관광협회 즉 민간 차원에 맡겨지면서 이 역시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비대위의 가동과 관광물가 조사 용역 등이 관광 제주 위상을 되찾는 시작일 수 있다”라면서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일부 업체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신뢰 회복 차원에서라도 관광물가 지수 개발과 더불어 업계 전수조사까지도 전제한 가격 모니터링과 규제가 수반돼야 한다. 또한 바가지 요금에 대한 불만을 줄이면서, 합리적인 가격 정책 수립에 나서는 결단력 있는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며 ”더불어 긍정적 이미지 강화를 위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 항공권 가격 유지 등 접근성 개선, 나아가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 모델이라는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목표로 장기적인 관광 경쟁력 제고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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