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가 그렇겠지만, 나들이나 여행도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애써 계획을 세웠는데 날씨가 좋지 않다던가 방문 예정인 곳이 휴업이라면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엔 지금 이 타이밍에 가야 하는, 가보면 좋을 만한 곳들을 소개합니다.
■ 이중섭미술관, 철거 전 마지막 전시회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이 오는 8월 18일까지 2024년 이중섭 특별전 제2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와 기증작품전 '이중섭과 동시대의 화가들'을 진행합니다.
이중섭 화백은 역동적인 화풍의 담은 황소 그림이나 담뱃갑 은지화를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서귀포는 이중섭 화백이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왔던 곳입니다.
이 화백은 1951년 1월 15일부터 약 11개월간 서귀포에 머물며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서귀포 앞바다와 과수원을 배경으로 과일을 따는 어린이들을 그린 <서귀포의 환상>은 이 시기 그의 대표작입니다.
서귀포에 이중섭거리와 이중섭거리가 일찍이 들어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2년 처음 문을 연 이중섭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최후의 전시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원조' 이중섭미술관에서의 마지막 전시입니다. 서귀포시가 예산을 들여 새 이중섭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전시회 얘기로 다시 돌아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 특별전에선 이 화백이 그의 아내인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냈던 엽서화,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그리움을 녹여낸 편지화(엽서화) 등 자료와 원화 작품 등 23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는 미술관 1층 상설전시실에서 진행됩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선 '이중섭 동시대 화가들' 기증작품전이 같은 기간 동안 진행됩니다. 이 전시에선 윤중식을 비롯해, 김병국, 김환기, 유영국 등 국내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 24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처음 서양화를 받아들여 한국적으로 토착화하기 시작한 당대 화가들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이중섭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오는 9월부터 철거에 들어갑니다. 새 미술관은 오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합니다. 새 미술관 건립 전에는 이중섭스튜디오 2, 3층으로 자리를 옮겨 임시 운영됩니다.
한편, 미술관은 여름을 맞아 저녁 8시까지 2시간 연장 운영에 들어갑니다.
■ '2년을 기다렸다' 다시 문 연 감귤박물관
제주 감귤박물관이 콘텐츠 강화를 위한 새단장에 들어간 지 2년 3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감귤박물관은 공사에 들어가기 한참 전인 2016년부터 콘텐츠 강화를 위한 감귤 관련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기존에 잘 알려진 삼국사기나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국내 고문헌은 물론, 외국 고서의 내용까지 찾아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세기 초의 신문 자료까지 제주 감귤과 관련한 자료라면 노력을 아끼지 않고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자료가 약 2,500여 점에 달합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화'로 포장됐던 제주 감귤 산업화의 이면에 감춰졌던 제주인들의 노력도 담겼습니다.
감귤 산업을 일으킨 주역인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채록한 것인데, 박 전 대통령 이전 일제강점기 때부터 감귤 영농에 뛰어든 농업인들의 이름이 전시 패널에 새겨지기도 했습니다. 리뉴얼 이전 박물관과는 확연히 달라진 점입니다.
이들 1세대 감귤 농업인들의 도전과 노력, 재일(在日) 제주인들의 지원, 농협과 학계 그리고 산업화 시대 정부의 감귤 보호육성 정책 등 각계의 이야기를 조명해 보다 균형감 있게 제주 감귤 산업의 발전상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 맛있는 감귤을 고르는 팁이나 보관 요령, 감귤에서 유래된 조선시대 과거시험 '황감제'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감귤밭의 사계절을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눈길을 끌 킬러 콘텐츠로 조성됐습니다.
감귤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1월 1일, 설과 추석 명절 당일 문을 닫습니다.
■ 장마철, 비 온 뒤 가볼 곳은?
매해 장마철이 되면 '가봐야지' 하고 떠오르는 곳이 몇곳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는 '사라오름'인데요.
한라산 중턱 1300m 고지에 있는 이 오름은 비가 내리면 오름 분화구에 빗물이 고입니다. 강수량이 충분하기면 물이 차올라 탐방로 데크가 물에 살짝 잠기기도 하는데요.
이때 신발을 벗고 탐방로를 건너면 마치 물 위를 걷는 광경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비가 내린 이후 사라오름에 오릅니다.
여름이어도 물이 차가워 산을 오르다 쌓인 피로를 풀기에도 적격입니다.
또 다른 곳은 바로 '엉또폭포'입니다.
이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곳이지만, 비가 와야 자태를 드러내는 특성 때문에 여전히 비 날씨 하면 떠오는 명소로 손꼽힙니다.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폭포 주변 기암, 난대 숲과 어우러져 더욱 신비하게 다가옵니다.
주변에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비 온 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경우가 있어서 어느 정도 인파가 붐빌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물영아리 오름(서귀포시 남원읍), 절물자연휴양림(제주시 봉개동)도 비가 내린 뒤 가보면 좋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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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계획을 세웠는데 날씨가 좋지 않다던가 방문 예정인 곳이 휴업이라면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엔 지금 이 타이밍에 가야 하는, 가보면 좋을 만한 곳들을 소개합니다.
■ 이중섭미술관, 철거 전 마지막 전시회
오는 8월 18일까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 포스터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이 오는 8월 18일까지 2024년 이중섭 특별전 제2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와 기증작품전 '이중섭과 동시대의 화가들'을 진행합니다.
이중섭 화백은 역동적인 화풍의 담은 황소 그림이나 담뱃갑 은지화를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서귀포는 이중섭 화백이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왔던 곳입니다.
이 화백은 1951년 1월 15일부터 약 11개월간 서귀포에 머물며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서귀포 앞바다와 과수원을 배경으로 과일을 따는 어린이들을 그린 <서귀포의 환상>은 이 시기 그의 대표작입니다.
서귀포에 이중섭거리와 이중섭거리가 일찍이 들어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2년 처음 문을 연 이중섭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최후의 전시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원조' 이중섭미술관에서의 마지막 전시입니다. 서귀포시가 예산을 들여 새 이중섭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중섭미술관(사진, 비짓제주)
전시회 얘기로 다시 돌아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 특별전에선 이 화백이 그의 아내인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냈던 엽서화,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그리움을 녹여낸 편지화(엽서화) 등 자료와 원화 작품 등 23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는 미술관 1층 상설전시실에서 진행됩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선 '이중섭 동시대 화가들' 기증작품전이 같은 기간 동안 진행됩니다. 이 전시에선 윤중식을 비롯해, 김병국, 김환기, 유영국 등 국내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 24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처음 서양화를 받아들여 한국적으로 토착화하기 시작한 당대 화가들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이중섭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오는 9월부터 철거에 들어갑니다. 새 미술관은 오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합니다. 새 미술관 건립 전에는 이중섭스튜디오 2, 3층으로 자리를 옮겨 임시 운영됩니다.
한편, 미술관은 여름을 맞아 저녁 8시까지 2시간 연장 운영에 들어갑니다.
■ '2년을 기다렸다' 다시 문 연 감귤박물관
새단장한 감귤박물관 내부(사진, 서귀포시)
제주 감귤박물관이 콘텐츠 강화를 위한 새단장에 들어간 지 2년 3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감귤박물관은 공사에 들어가기 한참 전인 2016년부터 콘텐츠 강화를 위한 감귤 관련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기존에 잘 알려진 삼국사기나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국내 고문헌은 물론, 외국 고서의 내용까지 찾아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세기 초의 신문 자료까지 제주 감귤과 관련한 자료라면 노력을 아끼지 않고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자료가 약 2,500여 점에 달합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화'로 포장됐던 제주 감귤 산업화의 이면에 감춰졌던 제주인들의 노력도 담겼습니다.
감귤 산업을 일으킨 주역인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채록한 것인데, 박 전 대통령 이전 일제강점기 때부터 감귤 영농에 뛰어든 농업인들의 이름이 전시 패널에 새겨지기도 했습니다. 리뉴얼 이전 박물관과는 확연히 달라진 점입니다.
새단장한 감귤박물관 내부 전시물(사진, 감귤박물관)
이들 1세대 감귤 농업인들의 도전과 노력, 재일(在日) 제주인들의 지원, 농협과 학계 그리고 산업화 시대 정부의 감귤 보호육성 정책 등 각계의 이야기를 조명해 보다 균형감 있게 제주 감귤 산업의 발전상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 맛있는 감귤을 고르는 팁이나 보관 요령, 감귤에서 유래된 조선시대 과거시험 '황감제'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감귤밭의 사계절을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눈길을 끌 킬러 콘텐츠로 조성됐습니다.
감귤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1월 1일, 설과 추석 명절 당일 문을 닫습니다.
감귤밭의 사계절을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물 (사진, 감귤박물관)
■ 장마철, 비 온 뒤 가볼 곳은?
매해 장마철이 되면 '가봐야지' 하고 떠오르는 곳이 몇곳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는 '사라오름'인데요.
사라오름 (사진, 비짓제주)
한라산 중턱 1300m 고지에 있는 이 오름은 비가 내리면 오름 분화구에 빗물이 고입니다. 강수량이 충분하기면 물이 차올라 탐방로 데크가 물에 살짝 잠기기도 하는데요.
이때 신발을 벗고 탐방로를 건너면 마치 물 위를 걷는 광경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비가 내린 이후 사라오름에 오릅니다.
여름이어도 물이 차가워 산을 오르다 쌓인 피로를 풀기에도 적격입니다.
또 다른 곳은 바로 '엉또폭포'입니다.
엉또폭포 (사진, 비짓제주)
이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곳이지만, 비가 와야 자태를 드러내는 특성 때문에 여전히 비 날씨 하면 떠오는 명소로 손꼽힙니다.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폭포 주변 기암, 난대 숲과 어우러져 더욱 신비하게 다가옵니다.
주변에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비 온 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경우가 있어서 어느 정도 인파가 붐빌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물영아리 오름(서귀포시 남원읍), 절물자연휴양림(제주시 봉개동)도 비가 내린 뒤 가보면 좋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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