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전설'→극우 정치인→노동부 장관 내정자.. 인생 궤적
반노동 언사 재조명.."인사참사" 민주노총·야권 반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31일)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지명한 가운데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30대를 노동현장에서 근로자 권익향상을 위해 치열하게 활동한 인물이다. 그 경험을 발판 삼아 15~17대 국회의원으로 노동환경 분야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고 경기도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며 GTX 신설 계획발표 등 행정역량을 입증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 고용노동계 현안이 산적한 이 시점에 노동 현장, 입법부, 행정부 등을 두루 경험한 김 후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간 대화, 타협을 바탕으로 노동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노동계와 야권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민주노총은 "인사참사", "국가적 재난"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윤 정권은 반노동 최첨병 김문수를 내세워 노동시간 연장, 임금체계 개편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며 "윤석열의 연이은 반노동 인사는 국가적 재난"이라고 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젊은 시절 몸담았던 한국노총도 선뜻 환영의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어렵게 재개된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사노위와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부족한 것도 그 원인의 하나"라고 지적하며, "무너진 노정관계의 복원에 나서길 바란다"는 식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에둘러 내비쳤습니다.

야당에선 '일부러 이런 인사만 고르나'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편, 1951년생인 김 후보자는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학생운동에 투신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운동권의 상징적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운동을 하며 1980년과 1986년 두 차례 구속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1994년 정치계에 입문한 그는 180도 다른 인물이 됐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민주자유당(민자당)에 입당해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한 것입니다. 이후 1996년 제15대 총선을 시작으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6년에는 경기도지사로 당선돼 연임에까지 성공합니다.

그러나 2016년 제20대 총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내리 낙선을 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대권 도전을 위해 도지사를 사퇴한 것과, '김문수 지사입니다'로 유명한 119전화 파문(2011년 12월)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선거에 낙선한 뒤로는 '태극기 보수'로 불릴 정도로 극우적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손을 잡고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는가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서울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2022년 9월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 파업에 대해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번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경사노위원장으로 임명된 후인 지난해 3월엔 광주글로벌모서트를 방문한 이후 본인 SNS에 "감동 받았습니다. 노조가 없습니다" 등의 글을 썼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김 후보자의 '반노동'적 시각이 담긴 것이라는 지적 나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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