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스튜디오126 신진작가 공모’ 선정
박고운 작가 ‘세기의 사랑’ 전.. 13일까지
사진, 조각, 설치 작업 등.. 20여 점 선봬
# “마주하는 작은 창문 안으로 어린아이 두 명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가) 자신과 오빠의 어릴 적 모습을 담은 사진은 오래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제주 집 한 켠에 존재하는 실물이다. 집안의 가구나 도구들은 이동했을지언정, 이 사진은 지금까지 늘 같은 자리에 있다. 작가에게 이것은 고향에 대한 정서이자 제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상징이다. 작가는 현재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제주 집을 방문할 때면 이 사진과 주변 풍경을 여러 시기에 걸쳐 재촬영하곤 했는데, 시간의 축적만큼이나 부여된 의미도 다층적이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
제주시 북성로의 기초예술공간이자 대안공간인 '스튜디오126'에서 열고 있는 박고운 작가의 개인전 ‘세기의 사랑’입니다.
작가는 자신과 가족 이야기를 기반으로 ‘제주 집’에 한 자리를 견고하게 지켜온 기억의 조각, 시간의 흐름에도 변치 않는 가족의 상징에서 나아가 ‘기억’과 ‘상상’이라는 매개를 통해 다양한 관계망을 관찰하고 개입하며 해석합니다. ‘나’와 ‘가족’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실마리들을 자신을 둘러싼 사회, 자연, 환경 등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해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전시는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2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가족, 사회와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전합니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는 작가 작업에 대해 “아버지 부재로 인한 가족의 정서, 그로 인해 형성된 가족의 정체성, 이를 기반으로 한 사회·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조각·설치 작업으로 치환한다”라며 “삶과 죽음 사이 실재하는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우연히 발견된 흔적일 수도, 다채로운 시간을 머금은 자연물일 수 있다”라고 풀었습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기억은 인물을 구성하고, 인물과 인물 사이의 타임라인에서 중첩되어 새겨진다”라고 언급합니다. 자신의 작업이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서사적 상상력의 산물임을 강조하는 작가는 흙을 빚고 굳히는 과정, 속을 파내고서 그 재료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더 큰 사회적 맥락으로 확대 재생산되는지 보여줍니다.
그래서 흙으로 빚은 작품들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시간의 층위를 대신합니다. 흙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기억 속 깊이 잠들어 있는 추억처럼, 보는 이들에게 ‘열린’ 해석의 장으로 펼쳐집니다.
자연물을 재조각한 설치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시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읽힙니다. 우연히 발견된 돌멩이며 나뭇가지, 잎사귀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형태로 탄생합니다.
어쩌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들이 쌓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과정을 닮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축적되고 변형되는지를 반추해 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관람객은 이렇듯 전시 공간에서 독창적인 개개 작품들을 만나면서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보편적인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느끼고, 동시에 기억의 변주를 따라 시공을 넘나드는 시점들과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일상이자 삶 속에 스며든 시간과 기억의 본질을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지난달 30일 시작한 전시는 13일까지 이어집니다.
관람은, 전시 기간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 126’, 인스타그램 등을 참고하면 됩니다.
작가는 서울시립대학교(환경조각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우리는 우리가 아니다’(빨간벽돌갤러리, 서울, 2023) 등 개인전과 ‘압점시각’(의외의 조합, 서울, 2022), ‘변화 속의 기차역’(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2023), ‘The WEak’(서울예술인지원센터, 2024) 등 단체전과 다수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5회 성평등콘텐츠대상 정기 공모전’ 최우수상(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2021), 서울시립대학교 대학혁신지원사업 ‘NEW FLASH’(2022) 수상·선정됐습니다.
‘스튜디오126’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개인전을 계획 중인 신진작가들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개인전 공모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기획과 서문, 작품 제작, 포트폴리오 제작에 관한 멘토링을 대표가 직접 지원·격려하고 있습니다.
중진 진입기 작가들(문창배, 조기섭)과 큐레이터(김현 아트스페이스 휴 큐레이터)가 온라인 심사했고, 지난달 25일 올해 선정한 최서윤·박고운 작가를 대상으로 멘토링 워크숍도 진행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고운 작가 ‘세기의 사랑’ 전.. 13일까지
사진, 조각, 설치 작업 등.. 20여 점 선봬
박고운 作
# “마주하는 작은 창문 안으로 어린아이 두 명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가) 자신과 오빠의 어릴 적 모습을 담은 사진은 오래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제주 집 한 켠에 존재하는 실물이다. 집안의 가구나 도구들은 이동했을지언정, 이 사진은 지금까지 늘 같은 자리에 있다. 작가에게 이것은 고향에 대한 정서이자 제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상징이다. 작가는 현재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제주 집을 방문할 때면 이 사진과 주변 풍경을 여러 시기에 걸쳐 재촬영하곤 했는데, 시간의 축적만큼이나 부여된 의미도 다층적이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
‘스튜디오126’ 전시장 전경
제주시 북성로의 기초예술공간이자 대안공간인 '스튜디오126'에서 열고 있는 박고운 작가의 개인전 ‘세기의 사랑’입니다.
작가는 자신과 가족 이야기를 기반으로 ‘제주 집’에 한 자리를 견고하게 지켜온 기억의 조각, 시간의 흐름에도 변치 않는 가족의 상징에서 나아가 ‘기억’과 ‘상상’이라는 매개를 통해 다양한 관계망을 관찰하고 개입하며 해석합니다. ‘나’와 ‘가족’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실마리들을 자신을 둘러싼 사회, 자연, 환경 등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해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전시는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2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가족, 사회와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전합니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는 작가 작업에 대해 “아버지 부재로 인한 가족의 정서, 그로 인해 형성된 가족의 정체성, 이를 기반으로 한 사회·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조각·설치 작업으로 치환한다”라며 “삶과 죽음 사이 실재하는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우연히 발견된 흔적일 수도, 다채로운 시간을 머금은 자연물일 수 있다”라고 풀었습니다.
‘스튜디오126’ 전시 전경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기억은 인물을 구성하고, 인물과 인물 사이의 타임라인에서 중첩되어 새겨진다”라고 언급합니다. 자신의 작업이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서사적 상상력의 산물임을 강조하는 작가는 흙을 빚고 굳히는 과정, 속을 파내고서 그 재료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더 큰 사회적 맥락으로 확대 재생산되는지 보여줍니다.
그래서 흙으로 빚은 작품들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시간의 층위를 대신합니다. 흙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기억 속 깊이 잠들어 있는 추억처럼, 보는 이들에게 ‘열린’ 해석의 장으로 펼쳐집니다.
박고운 作 ‘초상 3’ (2023)
자연물을 재조각한 설치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시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읽힙니다. 우연히 발견된 돌멩이며 나뭇가지, 잎사귀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형태로 탄생합니다.
어쩌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들이 쌓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과정을 닮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축적되고 변형되는지를 반추해 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관람객은 이렇듯 전시 공간에서 독창적인 개개 작품들을 만나면서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보편적인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느끼고, 동시에 기억의 변주를 따라 시공을 넘나드는 시점들과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일상이자 삶 속에 스며든 시간과 기억의 본질을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지난달 30일 시작한 전시는 13일까지 이어집니다.
관람은, 전시 기간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 126’, 인스타그램 등을 참고하면 됩니다.
박고운 作 ‘우리는 밥에 물을 말아서라도 끼니를 챙겼다’ (2023)
작가는 서울시립대학교(환경조각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우리는 우리가 아니다’(빨간벽돌갤러리, 서울, 2023) 등 개인전과 ‘압점시각’(의외의 조합, 서울, 2022), ‘변화 속의 기차역’(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 2023), ‘The WEak’(서울예술인지원센터, 2024) 등 단체전과 다수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5회 성평등콘텐츠대상 정기 공모전’ 최우수상(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2021), 서울시립대학교 대학혁신지원사업 ‘NEW FLASH’(2022) 수상·선정됐습니다.
‘스튜디오126’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개인전을 계획 중인 신진작가들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개인전 공모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기획과 서문, 작품 제작, 포트폴리오 제작에 관한 멘토링을 대표가 직접 지원·격려하고 있습니다.
중진 진입기 작가들(문창배, 조기섭)과 큐레이터(김현 아트스페이스 휴 큐레이터)가 온라인 심사했고, 지난달 25일 올해 선정한 최서윤·박고운 작가를 대상으로 멘토링 워크숍도 진행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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