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
선정 기획 전 ‘엄마 없는 엄마를 위하여’, 15일 시작
9월 14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서
김을·김태헌·박해빈 작가.. 페인팅·드로잉 신작 60여 점
# 누군가를 잃었을 때, 그 부재(不在)는 마음 속에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아물지 않은 생채기는 단순히 사라진 이 혹은 자리에 대한 아쉬움만은 아닙니다. ‘존재했던’ 것을 곱씹고 재해석하게 만드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실은 단지 결핍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의미와 창조의 가능성을 내포한 시작점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섬이란 범주를 넘어, 상실과 재생이 되풀이되는 장소이자 예술가들에게 창조의 영감을 불어넣는 원천으로 그 입지를 확장합니다.
전시는 제주의 공간적인 본질을 수렴하면서, 예술가들이 얻은 감정적인 위로와 공감을 작품으로 풀었습니다. 단순히 슬픔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인 재생으로 승화한 상실의 경험입니다.
‘엄마’라는, 사실 너무 익숙하지만 본질적으로 깊은 아이러니를 품은 원초적인 상징을 가져옵니다. ‘엄마 없는 엄마’란, 어쩌면 내면에 침잠해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건드립니다. 늘 보살피며 사랑을 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일말의 관심조차 받지 못해 ‘엄마 없는 엄마’라 배제된, 내면 깊숙이 자리한 보편적인 결핍과 슬픔의 표상으로 ‘엄마’를 상정하고선 온갖 질문을 포용하며 함께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존재의 부재를 마주했으나, 이를 직시하면서 예술로 치유하고 그 과정에 발견한 새로운 의미를 공유하려 합니다.
예술가들은 이런 상처와 반복되는 아이러니를 헤집고 창작을 통해 치유와 극복의 길을 찾았을까? 상실과 고독, 그리고 재발견의 과정 속에서 예술은 과연 공감과 위로의 처방전이 될 수 있을까? 거듭된 질문이자 답을 향한 여정입니다.
15일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에서 시작하는 ‘엄마 없는 엄마를 위하여’ 전입니다.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 선정’ 기획 전시입니다.
‘엄마 없는 엄마’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김을·김태헌·박해빈 3명의 작가가 ‘제주’란 창작 공간에서 얻은 희노애락을 ‘예술가’ ‘가족’ ‘자신 앞의 삶’ ‘공감’ 등을 주제로 풀어낸 60여 점의 신작 페인팅과 드로잉 작품을 선보입니다.
■ 김을 : 존재의 부재, 예술적 재생 “예술, 공허를 메우다”
김을 작가는 존재의 부재를 예술로 채우는 작업에 집중해왔습니다. 상실의 흔적은 새로운 시작으로 전환해 드로잉과 입체, 설치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의 흔적울 예술로 재구성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잃어버린 어머니의 존재를 캔버스에 다시 그려내면서 상실 속에 피어나는 생명력을 표현합니다. 보살핌 받지 못한 ‘엄마 없는 엄마’의 아이러니 안에 깊은 감정의 흔적들은 저마다 예술적인 형상으로 재탄생하면서 치유의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 김태헌 : 상실과 재해석의 미학 “일상 속, 부재의 아름다움”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치는 순간들을, 철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해 표현하는 작업들입니다. 김태헌 작가의 작품은 세상에 대한 깊은 사유와 관찰을 그림과 텍스트로 풀어냅니다.
단순함 속에 내재된 결핍과 슬픔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작업 방식은, 일상 속의 상실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향한 느린 반추이자, 존재의 부재가 어떻게 새로운 창조적인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 박해빈 : 공간·시간의 재구성 “조형 언어로 빚어낸 존재”
박해빈 작가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조형적인 작업을 통해 일상에 숨어있던 특별한 순간을 예술로 표현합니다. 지나쳤던 평범한 사물과 풍경 안에 스며있는 저마다 의미를 각자 언어로 풀어내는 방식입니다.
작품은 상실의 편린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탄생합니다. 공간 속에 숨겨진 시간의 흐름은 시각적으로 드러나고, 이 과정에 간과했던 존재의 본질은 예술로 거듭납니다.
■ 작가 대화·드로잉 워크숍 등.. 공유의 장 확대
앞서 전시 초대 작가들은 4월 1일부터 7월 31일, 각각 일정한 시간을 전시장에 머물며 창작 작업과 작가와의 대화, 관객과의 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 관람객들은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그들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같은 작가들의 창작 레지던시 참여 결과물과 더불어 작가와의 대화, 드로잉 워크숍 그리고 본 전시까지 이어지면서 다시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의 기획 프로젝트입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이상홍 ‘빈공간’ 대표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엄마가 없어진 엄마는 누구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예술가는 ‘엄마 없는 엄마’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엄마 없는 엄마 같은) 초대 작가의 창작 과정과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삶의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했습니다.
전시 기간 중에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참여 작가와 함께 하는 ‘드로잉 워크숍’과 ‘작가와 대화’의 장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9월 14일까지, 관람은 전시 기간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가능하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휴무일은 없습니다.
문의는 ‘빈공간’ 인스타그램(@biniartspace) DM 등으로 하면 됩니다.
김을 작가는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하고 80년대 중반엔 회화로 전향했습니다. 금호갤러리(1994)를 시작으로 OCI미술관(2022) 전시까지 30회의 개인전을 갖고 드로잉을 작업의 중심으로 회화, 입체·오브제, 인스털레이션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작가상(2016)과 이중섭 미술상(2018)을 수상했습니다.
경원대학교에서 그림을 전공한 ‘놀子’ 김태헌 작가는 작업 스타일을 없애며 그림과 함께 삶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생각들이 모이면 책을 만들어 사람들과 느리게 소통 중입니다.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1998) 외에 20회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그림아 놀자’(자음과 모음. E-Book), ‘빅보이’(알마), ‘연주야 출근하지마’(알마), ‘붕붕’(그림문자), ‘1번국도’(공저, 그림문자), 엮은 책으로 ‘공간의 파괴와 생성’(문화과학사)이 있고 ‘표해록’(알마)에 그림으로 참여했습니다.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사(조형예술과)와 2014년 전문사(평면조형)를 졸업한 박해빈 작가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해 ‘OPEN WATER’(2014)을 시작으로 ‘BEING:’(스페이스 몸, 청주, 2016), ‘BETWEEN THE WALLS’(갤러리 도스, 서울 2017), 우민아트센터의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 작가로 선정돼 ‘A WALK IN THE BLACK’(우민아트센터, 청주, 2017) 등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사업의 기획전시에 선정되면서 ‘지금, 여기’ 전을 기획, 작가로 참여하는 등 다수 기획전과 프로젝트를 함께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정 기획 전 ‘엄마 없는 엄마를 위하여’, 15일 시작
9월 14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서
김을·김태헌·박해빈 작가.. 페인팅·드로잉 신작 60여 점
박해빈 作
# 누군가를 잃었을 때, 그 부재(不在)는 마음 속에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아물지 않은 생채기는 단순히 사라진 이 혹은 자리에 대한 아쉬움만은 아닙니다. ‘존재했던’ 것을 곱씹고 재해석하게 만드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실은 단지 결핍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의미와 창조의 가능성을 내포한 시작점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섬이란 범주를 넘어, 상실과 재생이 되풀이되는 장소이자 예술가들에게 창조의 영감을 불어넣는 원천으로 그 입지를 확장합니다.
전시는 제주의 공간적인 본질을 수렴하면서, 예술가들이 얻은 감정적인 위로와 공감을 작품으로 풀었습니다. 단순히 슬픔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인 재생으로 승화한 상실의 경험입니다.
‘엄마’라는, 사실 너무 익숙하지만 본질적으로 깊은 아이러니를 품은 원초적인 상징을 가져옵니다. ‘엄마 없는 엄마’란, 어쩌면 내면에 침잠해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건드립니다. 늘 보살피며 사랑을 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일말의 관심조차 받지 못해 ‘엄마 없는 엄마’라 배제된, 내면 깊숙이 자리한 보편적인 결핍과 슬픔의 표상으로 ‘엄마’를 상정하고선 온갖 질문을 포용하며 함께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존재의 부재를 마주했으나, 이를 직시하면서 예술로 치유하고 그 과정에 발견한 새로운 의미를 공유하려 합니다.
예술가들은 이런 상처와 반복되는 아이러니를 헤집고 창작을 통해 치유와 극복의 길을 찾았을까? 상실과 고독, 그리고 재발견의 과정 속에서 예술은 과연 공감과 위로의 처방전이 될 수 있을까? 거듭된 질문이자 답을 향한 여정입니다.
15일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에서 시작하는 ‘엄마 없는 엄마를 위하여’ 전입니다.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 선정’ 기획 전시입니다.
‘엄마 없는 엄마’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김을·김태헌·박해빈 3명의 작가가 ‘제주’란 창작 공간에서 얻은 희노애락을 ‘예술가’ ‘가족’ ‘자신 앞의 삶’ ‘공감’ 등을 주제로 풀어낸 60여 점의 신작 페인팅과 드로잉 작품을 선보입니다.
김을 作
■ 김을 : 존재의 부재, 예술적 재생 “예술, 공허를 메우다”
김을 작가는 존재의 부재를 예술로 채우는 작업에 집중해왔습니다. 상실의 흔적은 새로운 시작으로 전환해 드로잉과 입체, 설치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의 흔적울 예술로 재구성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잃어버린 어머니의 존재를 캔버스에 다시 그려내면서 상실 속에 피어나는 생명력을 표현합니다. 보살핌 받지 못한 ‘엄마 없는 엄마’의 아이러니 안에 깊은 감정의 흔적들은 저마다 예술적인 형상으로 재탄생하면서 치유의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김태헌 作
■ 김태헌 : 상실과 재해석의 미학 “일상 속, 부재의 아름다움”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치는 순간들을, 철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해 표현하는 작업들입니다. 김태헌 작가의 작품은 세상에 대한 깊은 사유와 관찰을 그림과 텍스트로 풀어냅니다.
단순함 속에 내재된 결핍과 슬픔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작업 방식은, 일상 속의 상실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향한 느린 반추이자, 존재의 부재가 어떻게 새로운 창조적인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박해빈 작가와 작품
■ 박해빈 : 공간·시간의 재구성 “조형 언어로 빚어낸 존재”
박해빈 작가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조형적인 작업을 통해 일상에 숨어있던 특별한 순간을 예술로 표현합니다. 지나쳤던 평범한 사물과 풍경 안에 스며있는 저마다 의미를 각자 언어로 풀어내는 방식입니다.
작품은 상실의 편린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탄생합니다. 공간 속에 숨겨진 시간의 흐름은 시각적으로 드러나고, 이 과정에 간과했던 존재의 본질은 예술로 거듭납니다.
■ 작가 대화·드로잉 워크숍 등.. 공유의 장 확대
앞서 전시 초대 작가들은 4월 1일부터 7월 31일, 각각 일정한 시간을 전시장에 머물며 창작 작업과 작가와의 대화, 관객과의 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 관람객들은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그들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같은 작가들의 창작 레지던시 참여 결과물과 더불어 작가와의 대화, 드로잉 워크숍 그리고 본 전시까지 이어지면서 다시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의 기획 프로젝트입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이상홍 ‘빈공간’ 대표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엄마가 없어진 엄마는 누구에게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예술가는 ‘엄마 없는 엄마’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엄마 없는 엄마 같은) 초대 작가의 창작 과정과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삶의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했습니다.
전시 기간 중에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참여 작가와 함께 하는 ‘드로잉 워크숍’과 ‘작가와 대화’의 장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9월 14일까지, 관람은 전시 기간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가능하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휴무일은 없습니다.
문의는 ‘빈공간’ 인스타그램(@biniartspace) DM 등으로 하면 됩니다.
김을 작가와 작품
김을 작가는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하고 80년대 중반엔 회화로 전향했습니다. 금호갤러리(1994)를 시작으로 OCI미술관(2022) 전시까지 30회의 개인전을 갖고 드로잉을 작업의 중심으로 회화, 입체·오브제, 인스털레이션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작가상(2016)과 이중섭 미술상(2018)을 수상했습니다.
김태헌 작가와 작품
경원대학교에서 그림을 전공한 ‘놀子’ 김태헌 작가는 작업 스타일을 없애며 그림과 함께 삶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생각들이 모이면 책을 만들어 사람들과 느리게 소통 중입니다.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1998) 외에 20회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그림아 놀자’(자음과 모음. E-Book), ‘빅보이’(알마), ‘연주야 출근하지마’(알마), ‘붕붕’(그림문자), ‘1번국도’(공저, 그림문자), 엮은 책으로 ‘공간의 파괴와 생성’(문화과학사)이 있고 ‘표해록’(알마)에 그림으로 참여했습니다.
박해빈 작가와 작품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사(조형예술과)와 2014년 전문사(평면조형)를 졸업한 박해빈 작가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해 ‘OPEN WATER’(2014)을 시작으로 ‘BEING:’(스페이스 몸, 청주, 2016), ‘BETWEEN THE WALLS’(갤러리 도스, 서울 2017), 우민아트센터의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 작가로 선정돼 ‘A WALK IN THE BLACK’(우민아트센터, 청주, 2017) 등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사업의 기획전시에 선정되면서 ‘지금, 여기’ 전을 기획, 작가로 참여하는 등 다수 기획전과 프로젝트를 함께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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