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앞바다 수심 15미터 지점.
산호초로 뒤덮인 바위 위에서 손바닥만 한 조개가 확인됩니다.
흑진주 조개입니다.
주로 태평양에 서식하는 열대 해양 생물로,
제주에서 흑진주 정착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29도 가량의 열대 바다 수준으로 제주 연안 수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서식 밀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태훈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선임연구원
"(흑진주 조개) 세 개체를 발견했는데요. 굉장히 높은 밀도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러한 아열대종이나 열대종이 발견된다는 뜻은 계속해서 수온이 상승하고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서귀포시 강정동 / 그제(17) 오후
화려한 무늬의 문어 한 마리가 연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청산가리의 10배에 달하는 맹독성 문어인 파란고리문어로, 아열대 생물입니다.
박근우 / 파란고리문어 발견자
"아이들과 해루질 같이 갔는데 조그마한 문어 새끼인 줄 알았는데 파란고리문어더라고요. 요즘 들어서 좀 자주 보이는 것 같아요."
여름뿐만 아니라, 수온이 떨어져야 하는 겨울철 수온이 오르는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연평균 수온이 18도에서 20도 수준이면 아열대 바다로 불리는데,
제주는 이미 20도에 육박해 사실상 완전 아열대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열대 맹독성 해양 생물인 바다뱀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10년간 발견된 바다뱀은 27마리나 됩니다.
맹독성 열대 해양 생물의 증가는 사람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김일훈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선임연구원
"열대성이나 아열대성 해양 생물들이 점유하고 있던 해역의 범위가 점점 더 북쪽으로 이동해가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서 열대 지역에 살던 종들이 우리 나라에 더 많이 출현하게 되고..."
제주 연안에서 아열대 돌산호류의 북방 한계선이 계속 확장돼 기존 해조류의 서식지까지 잠식하고 있는 상황.
뜨거워지는 바다와 열대 생물의 증가.
열대 바다로 대전환기를 맞은 제주 바다는 소리 없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화면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JIBS 제주방송 권민지 (kmj@jibs.co.kr), 고승한 (q890620@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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