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최악의 폭염이 이어진 제주의 올여름.
태풍도 밀어낼 정도로 견고하게 자리 잡은 '이중 고기압'이 한반도를 이불처럼 뒤덮은 영향입니다.
이 때문에 열기를 가둬지면서 각종 기상 관측 기록은 모두 경신됐습니다.
최근 내린 가을비로 비교적 선선해졌지만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평년기온은 다음 달 초쯤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여름철(6~8월) 제주도 평균기온 (사진, 기상청)
■ 기상 관측 기록 잇따라 경신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8월 제주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26.3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22년 26도와 비교하면 0.3도 높은 수준입니다.
올여름 제주지역 기온은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6월 중순 이후부터 꾸준히 평년보다 높았습니다.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5도 높은 29.3도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제주 평균 폭염일수 역시 평년(3.8일)보다 4.3배나 많은 16.5일로 역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열대야 일수도 평년(23.8일)보다 2배 많은 48일로 역대 1위였습니다.
특히 제주 북부 지역은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47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습니다. 이후 누적 열대야 일수는 75일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제9호 태풍 '종다리' 위성 영상 (사진, 기상청)
■ '열 커튼'이 태풍 북상 막아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를 발생시킨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으로 올해 태풍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두 거대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열 커튼' 역할을 하며 굳건히 버텨 태풍의 북상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제9호 태풍 '종다리'는 지난달 19일 열대저압부에서 발달해 북상했지만 두 고기압의 영향으로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소멸됐습니다.
5호 태풍 '마리아'와 10호 태풍 '산산' 등은 일본으로 향했고, 3호 태풍 '개미'와 13호 태풍 '버빙카' 등은 중국에 상륙했습니다.
모두 두터운 이중 고기압을 뚫지 못한 겁니다.
다만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는 한반도로 태풍의 길이 열리는 시기인 만큼 기상청은 태풍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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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선선한 날씨?.. "내달 3일쯤"
9월 추석 명절이 지나도록 더위는 계속됐습니다.
지난 12일에는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35.1도를 기록하며 1923년 기상 관측 이후 101년 만에 9월 최고기온을 갈아치웠습니다.
유례없는 더위는 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쏟아진 집중호우 이후 한풀 꺾였습니다.
폭염 수준의 무더위는 지났지만 당분간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침 기온은 20~24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까지 떨어지겠으나 낮 기온은 30도 가까이 오르는 곳이 있겠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평년 수준인 25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다음 달 3일쯤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 달 초까지 제주시보다 서귀포시의 최고기온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흐름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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