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의 40% 공제.. “남는 건 겨우 생활비 수준”
과도한 업무.. 4시간 왕복 출퇴근 “눈물의 노동 현장”
정부, 확대 계획 발표.. 그러나 재검토 요구 ‘빗발’
구조적 한계와 대책 부재.. “정책 전환 시급”
정부가 추진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근로 환경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 달 100만 원대 낮은 소득으로 숙소와 생활비를 충당하는 어려운 현실이 공개되면서 정책 전반에 재검토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과 정책 방향 수정 등이 과제로 꼽히면서 사실상 시범사업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전국 확대까지 검토 중인 상황에서,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이 같은 문제가 재현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할 것이란 주문입니다.
■ “월급 40%를 공제 차감”.. 저축? ‘언감생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월평균 183만 원의 급여를 받지만, 이 중 40% 상당이 공제로 차감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서 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9월 급여를 살펴봤더니 183만 원 중 71만 원(40%) 상당이 각종 공제로 차감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는 숙소비 53만 9,000원과 통신비 3만 3,000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 소득은 겨우 112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역별로 강남구에 위치한 숙소비의 부담이 컸습니다. 식비와 교통비까지 다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선 저축은 꿈도 꾸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과도한 업무와 긴 출퇴근 시간”
업무량 과다와 열악한 근로 환경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한 가사관리사는 “방 5개 청소와 손세탁 등을 쉬는 시간 없이 8시간 동안 해야 한다”라며,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 눈물이 난다”라고까지 호소했습니다.
또 출퇴근 시간도 왕복 4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남구 숙소에서 은평구나 강서구 등 2곳 이상 가정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이동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 “확대가 아닌 재검토 필요”
정부는 내년 시범사업 규모를 1,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송출국 역시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금, 업무, 주거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이 진행됐다”라며 ‘확대’가 아닌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 “구조적 한계 넘어설 대책 마련돼야”
이번 조사 결과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의 근본적인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노동 관계 전문가는 “열악한 근로 환경 속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과해선 안된다”라며, “전국 확대에 앞서, 현장의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구조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제라도 정책 방향을 면밀히 검토해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 설계를 고심하고, 도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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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업무.. 4시간 왕복 출퇴근 “눈물의 노동 현장”
정부, 확대 계획 발표.. 그러나 재검토 요구 ‘빗발’
구조적 한계와 대책 부재.. “정책 전환 시급”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지난 9월 3일 서울시에서, 첫 서비스 신청가구의 아이 돌봄을 시작으로 업무에 들어갔다. (서울시 제공)
정부가 추진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근로 환경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 달 100만 원대 낮은 소득으로 숙소와 생활비를 충당하는 어려운 현실이 공개되면서 정책 전반에 재검토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과 정책 방향 수정 등이 과제로 꼽히면서 사실상 시범사업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전국 확대까지 검토 중인 상황에서,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이 같은 문제가 재현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할 것이란 주문입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지난 9월 3일 서울시에서, 첫 서비스 신청가구의 아이 돌봄을 시작으로 업무에 들어갔다. (서울시 제공)
■ “월급 40%를 공제 차감”.. 저축? ‘언감생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월평균 183만 원의 급여를 받지만, 이 중 40% 상당이 공제로 차감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서 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9월 급여를 살펴봤더니 183만 원 중 71만 원(40%) 상당이 각종 공제로 차감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는 숙소비 53만 9,000원과 통신비 3만 3,000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 소득은 겨우 112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역별로 강남구에 위치한 숙소비의 부담이 컸습니다. 식비와 교통비까지 다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선 저축은 꿈도 꾸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9월 3일 서울 한 아파트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영어로 적힌 업무지시서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 “과도한 업무와 긴 출퇴근 시간”
업무량 과다와 열악한 근로 환경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한 가사관리사는 “방 5개 청소와 손세탁 등을 쉬는 시간 없이 8시간 동안 해야 한다”라며,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 눈물이 난다”라고까지 호소했습니다.
또 출퇴근 시간도 왕복 4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남구 숙소에서 은평구나 강서구 등 2곳 이상 가정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이동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 “확대가 아닌 재검토 필요”
정부는 내년 시범사업 규모를 1,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송출국 역시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금, 업무, 주거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이 진행됐다”라며 ‘확대’가 아닌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버스로 이동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참가자들 (SBS 캡처)
■ “구조적 한계 넘어설 대책 마련돼야”
이번 조사 결과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의 근본적인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노동 관계 전문가는 “열악한 근로 환경 속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과해선 안된다”라며, “전국 확대에 앞서, 현장의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구조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제라도 정책 방향을 면밀히 검토해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 설계를 고심하고, 도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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