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만 한 소화기.. 승객들 “주스까지 쏟아가며 불 꺼”
화재 진압 지연에 비상착륙.. “항공사 대처 미흡” 비판도
중국 항저우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홍콩항공 여객기에서 보조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여객기가 인근 공항에 긴급 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화재 진압이 지체되는 사이, 승객들은 생수와 주스를 건네며 스스로 불을 끄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고, 비상착륙 후에도 대피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지면서 항공사의 부실 대응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는 모습입니다.
홍콩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20일 낮 12시 56분 항저우 샤오산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2시 56분 홍콩공항 착륙 예정이던 홍콩항공 HX115편 여객기가 기내 화재로 인해 같은날 오후 1시 56분 푸저우 창러 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승객들의 증언과 확산된 영상에 따르면, 비행 도중 기내 수하물 선반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꽃과 연기가 치솟았고,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자리에서 일어나며 통로가 막혔고, 이로 인해 화재 진압이 지체되는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승무원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기를 찾았지만, 기내에 비치된 것은 물병보다 작은 ‘미니 소화기’ 두 개뿐이었습니다. 통로가 막힌 탓에 소화기를 가져오는 데도 시간이 지체됐고, 결국 화재 진압까지 약 10~20분이 걸렸다고 승객들은 전했습니다.
승객들은 생수와 주스를 건네며 승무원을 도와 불을 끄는 등 자구책에 나서야 했습니다.
진화 이후 화재가 난 짐칸은 검게 그을린 채 처참한 모습이었고, 기내 곳곳에 물이 흘러내리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후 해당 여객기는 인근 푸저우 창러 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승객들은 긴급 대피했고, 홍콩항공은 다른 항공편을 긴급 투입해 이들을 홍콩으로 수송했습니다.
사고와 관련해, 승객들은 “승무원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항공사의 대처는 미흡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소화기가 고작 물병만 한 크기였고, 통로 정리와 질서 유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며 강한 불만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항공 측은 "승무원의 신속한 대처와 승객들의 협조에 감사드린다"라며 "사고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안전 대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항공전문가들은 “하늘에서 불이 더 번졌다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상황도 감안해야 했을 것”이라면서, “항공사들은 작은 화재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 보조배터리 화재, 항공사 안전 대응 ‘허점’
보조배터리 화재로 인한 항공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 국내 김해공항에서도 비슷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빠르게 번지는 특성이 있어, 기내 소화 장비와 대응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라고 경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폭발이나 발화 위험이 높습니다. 충격을 받거나 과열될 경우 화재로 번지기 쉽고, 기내에서는 불이 번질 경우 순식간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 국내 항공사 등, 배터리 안전 규제는?
현재 국내 공항과 항공사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라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내 반입 규정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160Wh 이하의 보조배터리는 기내 반입이 가능하지만, 수하물 위탁은 금지됩니다. ▲100Wh 이상 160Wh 이하의 대형 보조배터리는 최대 2개까지만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 100Wh 이하의 보조배터리는 개수 제한 없이 기내 반입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화재 예방 장비나 대처 매뉴얼은 항공사마다 편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일부 항공사는 '화재 진압 키트(Fire Containment Bag)'를 도입해 보조배터리 발화 사고에 대비하고 있지만, 일부 노선과 항공사별 여전히 대응 체계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기내에서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있어 화재 진압 키트와 특화된 대응 매뉴얼 마련이 필수”라며, “승무원 훈련 강화와 실전 대응 체계를 지속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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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지연에 비상착륙.. “항공사 대처 미흡” 비판도

승무원이 짐칸을 뒤지며 불을 끄는 모습. 왼쪽 승객이 자신이 지닌 물 혹은 음료를 쏟아붓는 모습이 확인된다. ('X' 캡처)
중국 항저우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홍콩항공 여객기에서 보조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여객기가 인근 공항에 긴급 착륙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화재 진압이 지체되는 사이, 승객들은 생수와 주스를 건네며 스스로 불을 끄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고, 비상착륙 후에도 대피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지면서 항공사의 부실 대응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는 모습입니다.

승객 등이 짐칸의 화재를 진화하는 모습. 승객 등이 건네는 손에 음료로 추정되는 병이 보인다. ('X'캡처)
홍콩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20일 낮 12시 56분 항저우 샤오산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2시 56분 홍콩공항 착륙 예정이던 홍콩항공 HX115편 여객기가 기내 화재로 인해 같은날 오후 1시 56분 푸저우 창러 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승객들의 증언과 확산된 영상에 따르면, 비행 도중 기내 수하물 선반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꽃과 연기가 치솟았고,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자리에서 일어나며 통로가 막혔고, 이로 인해 화재 진압이 지체되는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승무원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기를 찾았지만, 기내에 비치된 것은 물병보다 작은 ‘미니 소화기’ 두 개뿐이었습니다. 통로가 막힌 탓에 소화기를 가져오는 데도 시간이 지체됐고, 결국 화재 진압까지 약 10~20분이 걸렸다고 승객들은 전했습니다.
승객들은 생수와 주스를 건네며 승무원을 도와 불을 끄는 등 자구책에 나서야 했습니다.
진화 이후 화재가 난 짐칸은 검게 그을린 채 처참한 모습이었고, 기내 곳곳에 물이 흘러내리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불이 꺼진 뒤 검개 타고 그을린 짐칸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X' 캡처)
이후 해당 여객기는 인근 푸저우 창러 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승객들은 긴급 대피했고, 홍콩항공은 다른 항공편을 긴급 투입해 이들을 홍콩으로 수송했습니다.
사고와 관련해, 승객들은 “승무원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항공사의 대처는 미흡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소화기가 고작 물병만 한 크기였고, 통로 정리와 질서 유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며 강한 불만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항공 측은 "승무원의 신속한 대처와 승객들의 협조에 감사드린다"라며 "사고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안전 대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항공전문가들은 “하늘에서 불이 더 번졌다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상황도 감안해야 했을 것”이라면서, “항공사들은 작은 화재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승무원과 승객들이 짐칸의 화재를 진화하는 모습. SNS 등을 통해서 확산하는 영상을 보면 불길이 잡힌 뒤에도 혹시 모를 재발화를 막기 위해 물과 음료를 쏟아 붓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X'캡처).
■ 보조배터리 화재, 항공사 안전 대응 ‘허점’
보조배터리 화재로 인한 항공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 국내 김해공항에서도 비슷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빠르게 번지는 특성이 있어, 기내 소화 장비와 대응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라고 경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폭발이나 발화 위험이 높습니다. 충격을 받거나 과열될 경우 화재로 번지기 쉽고, 기내에서는 불이 번질 경우 순식간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항공사들도 저마다 배터리 반입 규제를 강화하며 승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규제 초기,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주의가 요구되자 한 승객이 보조배터리와 건전지 등을 투명 비닐봉투에 담아 기내에 반입하던 모습.
■ 국내 항공사 등, 배터리 안전 규제는?
현재 국내 공항과 항공사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라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내 반입 규정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160Wh 이하의 보조배터리는 기내 반입이 가능하지만, 수하물 위탁은 금지됩니다. ▲100Wh 이상 160Wh 이하의 대형 보조배터리는 최대 2개까지만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 100Wh 이하의 보조배터리는 개수 제한 없이 기내 반입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화재 예방 장비나 대처 매뉴얼은 항공사마다 편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제주항공 승무원이 리튬 배터리 화재 진압 파우치와 내열 장갑을 시연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일부 항공사는 '화재 진압 키트(Fire Containment Bag)'를 도입해 보조배터리 발화 사고에 대비하고 있지만, 일부 노선과 항공사별 여전히 대응 체계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기내에서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있어 화재 진압 키트와 특화된 대응 매뉴얼 마련이 필수”라며, “승무원 훈련 강화와 실전 대응 체계를 지속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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