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예약은 줄었지만.. 더 전략적이고 압축된 소비
짧은 일정, 대형 차량 선호.. ‘실시간 예약’이 트렌드
[편집자 주] 제주에서 렌터카는 통상적인 이동수단에 머물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여행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서비스이자, 여행의 구조를 설계하는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렌터카가 제주 관광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3일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3년간(2022~2024) 렌터카 비교 예약 플랫폼 ‘제주패스’의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 렌터카 편'을 발간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제주 여행 방식의 변화, 소비자 선택의 재편, 구조적 불균형의 단서를 추적했습니다.
예약은 줄었지만, 선택은 더 정교해졌습니다.
이동은 짧아졌지만, 차량은 커졌습니다.
소비는 단순하지 않고, 판단은 점점 전략적이 되고 있습니다.
렌터카는 말합니다.
누가 제주를 찾고 있고, 어떻게 움직이며,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는지.
지금 제주여행은 단지 숫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렌터카’라는 실시간 이동 데이터를 통해, 변화의 표면과 그 아래 흐름까지 함께 읽어 봤습니다.
우리는 지금, 렌터카를 통해 제주 관광의 오늘을 다시 읽고, 내일을 상상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① “2박 3일엔 SUV, 30대는 전기차”.. 짧고 무겁게 바뀐 제주여행의 법칙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지윤(34·가명) 씨는 지난 2월, 남편과 함께 제주를 찾았습니다.
금요일 하루 연차를 쓰고, 이어서 토·일을 붙여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돌아보는 여행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계획을 더 빡빡하게 짤 수 있어서 좋았어요. 차는 SUV 전기차를 선택했는데, 조용하고 출력도 세고, 두 사람 짐까지 실으니 중형차는 좀 부족하더라고요.”
이처럼 최근 제주 여행자들은 이동 자체를 ‘소비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렌터카는 단지 필요한 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시작이자 경험의 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 SUV ‘기본값’, 전기차는 ‘세대의 선택’.. 이동의 기준이 바뀌다
제주패스를 통한 렌터카 예약건수는 2022년 40만 4,301건 → 2023년 20만 3,665건 → 2024년 11만 3,248건으로 3년 사이 약 72% 감소했습니다.
물론 실제 이용자 수와는 차이가 있고, 당시의 경기 흐름도 감안해야겠지만, 이를 ‘수요 감소’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줄어든 것은 예약건수이지만, 변화한 것은 ‘여행의 구조’, ‘선택 방식’, 그리고 ‘이동의 감각’입니다.
■ “짧고 빽빽하게”.. 2박 3일이 만들어낸 압축 공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박 3일’ 일정이 전체 예약의 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말+연차 하루’ 조합이 38%에 달해, 짧고 효율적인 일정이 제주 여행의 기본 공식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차량 인수·반납 시간에서도 나타납니다.
짧은 일정일수록 오전 인수-오후 반납 비중이 높아, 여행자는 ‘이동 시간을 최대한 여행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작고 저렴한 차는 사라지고.. SUV, 기준이 되다”
차종 선호도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SUV 예약 비중은 2022년 16%에서 2024년 19%로 증가했고, 전기차는 3년 연속 약 13%의 비중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5명 중 1명은 SUV를, 10명 중 1명 이상은 전기차를 선택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소형차 비중은 2022년 4%에서 2024년 1%로 급감했습니다.
저렴한 차량을 찾던 흐름은 줄고, 보다 편의성과 주행경험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 연령대가 보여주는 ‘차량 선택의 감각’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준중형과 경차 중심의 ‘가성비 소비층’으로, 30대는 전기차 선호 비율이 16%로 가장 높아 친환경·기능을 함께 고려한 전략 소비층으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이상은 중형·승합차 비중이 두드러졌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 수요가 차량 선택에 그대로 반영된 셈입니다.
경기 지역 직장인 이희진(31·가명) 씨는 “요즘은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트렁크 수납, 정숙성, 주행감까지 보고 차량을 고르게 된다”라며 “이동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됐다는 걸 실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실시간 예약, 전략적 소비로 진화한 렌터카 선택
렌터카 예약 시점은 7일 전 예약이 전체의 42%, 하루 전 또는 당일 예약도 15%에 이르렀습니다
실시간 가격 비교 플랫폼을 활용해 ‘가장 유리한 시점’을 고르는 전략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요즘은 항공권과 숙소는 미리 예약하고, 렌터카는 출발 직전까지 비교해 결정하는 흐름이 일반화됐다”라며 “차량 예약은 여행 설계의 마지막 단계이자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성수기도 무너졌다.. 7·8월마저 ‘비수기화’된 제주
월별 예약 흐름을 보면, 비수기뿐 아니라 성수기까지도 하락세가 심화됐습니다.
2022년 7월 예약건수는 3만 8,277건이었지만, 2024년에는 9,662건으로 74.8% 감소했습니다.
8월도 3만 1,102건에서 9,790건으로 68.5% 감소했습니다.
계절 요인만이 아니라, 국내 수요 자체가 제주를 떠나고 있다는 구조적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항공·숙박비 상승, 교통 인프라 불편, 그리고 해외여행으로의 수요 전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 차량은 줄었지만, 제주여행은 더 정밀해졌다
렌터카 예약은 줄었지만, 제주를 여행하는 방식은 결코 단순해지지 않았습니다.
SUV는 기준이 되었고, 전기차는 보편이 되었으며, 예약은 실시간 비교를 전제로 한 전략적 소비가 되었습니다.
렌터카는 이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여행자의 선택 감각과 취향이 집약된 ‘움직이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 이어지는 2편에서는 차종, 연령, 일정, 선택 조건이 맞물리는 소비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누가, 어떤 차를, 왜 선택하고 있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짧은 일정, 대형 차량 선호.. ‘실시간 예약’이 트렌드

[편집자 주] 제주에서 렌터카는 통상적인 이동수단에 머물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여행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서비스이자, 여행의 구조를 설계하는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렌터카가 제주 관광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3일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3년간(2022~2024) 렌터카 비교 예약 플랫폼 ‘제주패스’의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 – 렌터카 편'을 발간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제주 여행 방식의 변화, 소비자 선택의 재편, 구조적 불균형의 단서를 추적했습니다.
예약은 줄었지만, 선택은 더 정교해졌습니다.
이동은 짧아졌지만, 차량은 커졌습니다.
소비는 단순하지 않고, 판단은 점점 전략적이 되고 있습니다.
렌터카는 말합니다.
누가 제주를 찾고 있고, 어떻게 움직이며,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는지.
지금 제주여행은 단지 숫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렌터카’라는 실시간 이동 데이터를 통해, 변화의 표면과 그 아래 흐름까지 함께 읽어 봤습니다.
우리는 지금, 렌터카를 통해 제주 관광의 오늘을 다시 읽고, 내일을 상상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① “2박 3일엔 SUV, 30대는 전기차”.. 짧고 무겁게 바뀐 제주여행의 법칙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지윤(34·가명) 씨는 지난 2월, 남편과 함께 제주를 찾았습니다.
금요일 하루 연차를 쓰고, 이어서 토·일을 붙여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돌아보는 여행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계획을 더 빡빡하게 짤 수 있어서 좋았어요. 차는 SUV 전기차를 선택했는데, 조용하고 출력도 세고, 두 사람 짐까지 실으니 중형차는 좀 부족하더라고요.”
이처럼 최근 제주 여행자들은 이동 자체를 ‘소비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렌터카는 단지 필요한 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시작이자 경험의 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 SUV ‘기본값’, 전기차는 ‘세대의 선택’.. 이동의 기준이 바뀌다
제주패스를 통한 렌터카 예약건수는 2022년 40만 4,301건 → 2023년 20만 3,665건 → 2024년 11만 3,248건으로 3년 사이 약 72% 감소했습니다.
물론 실제 이용자 수와는 차이가 있고, 당시의 경기 흐름도 감안해야겠지만, 이를 ‘수요 감소’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줄어든 것은 예약건수이지만, 변화한 것은 ‘여행의 구조’, ‘선택 방식’, 그리고 ‘이동의 감각’입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짧고 빽빽하게”.. 2박 3일이 만들어낸 압축 공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박 3일’ 일정이 전체 예약의 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말+연차 하루’ 조합이 38%에 달해, 짧고 효율적인 일정이 제주 여행의 기본 공식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차량 인수·반납 시간에서도 나타납니다.
짧은 일정일수록 오전 인수-오후 반납 비중이 높아, 여행자는 ‘이동 시간을 최대한 여행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 “작고 저렴한 차는 사라지고.. SUV, 기준이 되다”
차종 선호도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SUV 예약 비중은 2022년 16%에서 2024년 19%로 증가했고, 전기차는 3년 연속 약 13%의 비중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5명 중 1명은 SUV를, 10명 중 1명 이상은 전기차를 선택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소형차 비중은 2022년 4%에서 2024년 1%로 급감했습니다.
저렴한 차량을 찾던 흐름은 줄고, 보다 편의성과 주행경험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연령대가 보여주는 ‘차량 선택의 감각’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준중형과 경차 중심의 ‘가성비 소비층’으로, 30대는 전기차 선호 비율이 16%로 가장 높아 친환경·기능을 함께 고려한 전략 소비층으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이상은 중형·승합차 비중이 두드러졌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 수요가 차량 선택에 그대로 반영된 셈입니다.
경기 지역 직장인 이희진(31·가명) 씨는 “요즘은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트렁크 수납, 정숙성, 주행감까지 보고 차량을 고르게 된다”라며 “이동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됐다는 걸 실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실시간 예약, 전략적 소비로 진화한 렌터카 선택
렌터카 예약 시점은 7일 전 예약이 전체의 42%, 하루 전 또는 당일 예약도 15%에 이르렀습니다
실시간 가격 비교 플랫폼을 활용해 ‘가장 유리한 시점’을 고르는 전략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요즘은 항공권과 숙소는 미리 예약하고, 렌터카는 출발 직전까지 비교해 결정하는 흐름이 일반화됐다”라며 “차량 예약은 여행 설계의 마지막 단계이자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성수기도 무너졌다.. 7·8월마저 ‘비수기화’된 제주
월별 예약 흐름을 보면, 비수기뿐 아니라 성수기까지도 하락세가 심화됐습니다.
2022년 7월 예약건수는 3만 8,277건이었지만, 2024년에는 9,662건으로 74.8% 감소했습니다.
8월도 3만 1,102건에서 9,790건으로 68.5% 감소했습니다.
계절 요인만이 아니라, 국내 수요 자체가 제주를 떠나고 있다는 구조적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항공·숙박비 상승, 교통 인프라 불편, 그리고 해외여행으로의 수요 전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 차량은 줄었지만, 제주여행은 더 정밀해졌다
렌터카 예약은 줄었지만, 제주를 여행하는 방식은 결코 단순해지지 않았습니다.
SUV는 기준이 되었고, 전기차는 보편이 되었으며, 예약은 실시간 비교를 전제로 한 전략적 소비가 되었습니다.
렌터카는 이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여행자의 선택 감각과 취향이 집약된 ‘움직이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 이어지는 2편에서는 차종, 연령, 일정, 선택 조건이 맞물리는 소비의 교차점을 중심으로 ‘누가, 어떤 차를, 왜 선택하고 있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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