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 범장망..."단속도, 철거도 어렵다"
(앵커)
어제(15) 이 시간을 통해 중국어선들이 불법 초대형 어구인 범장망을 무더기 설치했다는 내용 보도해 드렸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잠잠했던 중국어선 불법 조업이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범장망 어선은 단속이 쉽지 않은데다, 그물을 철거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애를 먹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해경 대원들이 건져 올린 커다란 그물을 잘라냅니다.
허옇게 죽어 버린 물고기 5톤 가량이 한 가득 쏟아집니다.
"다 떼어버려. 그만 그만 됐습니다"
중국어선들이 쳐 놓은 불법 범장망을 제거하는 겁니다.
범장망은 그물 길이만 250미터, 폭 70여 미터에 달하는 대형 그물로, 그물코 크기도 2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명 싹쓸이 어구로 불리는데,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사용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지난 9일 이 일대에서 해경이 파악한 범장망 그물 틀은 100여개 가량으로 추산됐지만,
이튿날 현장에서는 30여 틀만 확인됐고, 실제 해경이 어구를 절단한 건 4틀에 불과합니다.
최근 기상 악화에 유실되거나, 중국어선들이 이미 수거해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범장망 설치에도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게릴라식 조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정영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비계장
"협정선 주변에 있다가 야간이나 기상이 안 좋은 틈을 타서 어구를 놓고 바로 빠지는 게릴라식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거리가 있을 경우에는 오는 사이, 함정이 접근하는 사이에 외측으로 도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범장망 그물을 끌어올려 완전히 철거하는 작업도 문제입니다.
지난 4월 제주 서부 해역에서 불법 범장망 61틀이 발견됐지만, 이중 30% 가량은 철거하지도 못했습니다.
워낙 그물 규모가 크고 무거워 1틀을 처리하는데도 4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입니다.
또 올해 해양수산부가 책정한 철거 예산 4억 5천만원도 이미 소진된 상태입니다.
늘어나는 중국 범장망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막을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차단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강효섭
화면제공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강효섭(muggi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