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들이받은 공포의 폭주...식욕억제제 위험성은?
(앵커)
그제(28) 서귀포시의 한 도로에서 20대 여성 운전자가 차량 6대를 들이받는 공포의 폭주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운전자에게서 음주나 마약이 아닌, 식욕억제제 성분인 펜터민이 확인됐습니다.
이 성분을 과다 복용할 경우, 환각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경찰의 정지 신호를 무시한 차량이 앞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으악"
이 차량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 옆을 타고 넘어가고, 버스와도 충돌합니다.
"뭐야 이거"
경찰이 차량을 들이받으며 멈춰보려 하지만, 차량은 인근 공사장까지 밀고 들어갑니다.
굴삭기가 차량을 막은 이후에야 멈춘 차량.
경찰이 가까스로 유리창을 깨 운전자를 빼낸 이후에야 5킬로미터 가량 이어진 광란의 폭주가 끝났습니다.
"나오세요. 제 정신이 아니야"
차량 등 6대가 파손되는 아찔한 사고였지만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당시 20대 운전자 A씨는 음주 상태도, 마약에 취하지도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에게서 식욕억제제 성분 가운데 하나인 펜터민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 여름쯤부터 식욕억제제를 복용했는데,
지난달 중순에는 가족에게 처방된 식욕억제제까지 사라진 점 등으로 미뤄 과다 복용 여부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펜터민은 과다 복용할 경우, 환각을 일으키고 의존성도 높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강지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량을 사용하게 되면 굉장히 불안, 초조한 증상들이 생겨날 수 있고요. 아주 과량에서는 정신적인 환각이나 정신병적 증상을 보일 수가 있습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체질량 지수 30 이상인 비만 환자를 위주로 제한적으로 단기 처방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SNS 등 다른 경로를 통한 구입도 꾸준히 문제로 제기돼 왔습니다.
(자료:남인순 국회의원실)
최근 3년간 전국적으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처방은 3, 40대가 57%로 가장 많지만, 10대와 20대 역시 20% 가량이나 될 정도입니다.
경찰은 A씨를 약물과 위험 운전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식욕억제제 구입 경로와 복용 횟수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화면제공 제주경찰청, 시청자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