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도 먹어요" 제주 이주 1년 반달가슴곰 겨울나기
(앵커)
제주에 반달가슴곰이 온지 1년이 지났습니다.
겨울잠도 잊은채 요즘은 귤을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하는데요.
제주 환경에 적응을 마친 반달가슴곰들의 생활을 신동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커다란 곰 한 마리가 외나무 다리를 엉금엄금 기어갑니다.
찾아낸 귤을 능숙하게 까먹기 시작합니다.
새까만 털에 가슴에는 흰색 반달 무늬가 선명합니다.
세계적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입니다.
'유유자적' 곰이 부리는 재롱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박희찬.박서우 / 경남 진주시 내동면
"처음에 밑에서 듣기론 다친 동물이라고 들었는데 직접 보니까 그런 건 모르겠고 너무 귀엽기도 하고 먹이 먹는 거 보니까 재밌었던 거 같아요"
암컷과 수컷 2마리씩인 이 반달가슴곰 4마리가 제주에 온지 벌써 1년이 됐습니다.
곰 사육 종식 협약에 따른 조치로 전국 첫 이주 사례입니다.
야생이었다면 이미 겨울잠에 들 시기지만, 제주 환경에 적응을 마쳤습니다.
특히 한 자리에서 맴돌며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이른바 정형행동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신동원 기자
"1년 전 제주 온 곰들은 어느새 경계심을 버리고 완전히 적응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곰들의 목표는 다이어트.
이 곰들은 모두 12살 성체지만,
이중 '웅이'는 한때 몸무게가 2백 킬로그램이 넘어 집중 관리 대상이 됐습니다.
강창완 /제주자연생태공원 원장
"가을철이 되면서 먹는 먹이 양이 더 많아서 몸이 많이 불었었는데, 겨울이 되면서 저희들이 식단 관리를 하면서 얘들의 체중을 조절해 주고 있습니다"
제주에 있는 반달가슴곰을 보기 위해 지난해에는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릴 정도로, 지역 생태 교육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제주의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반달가슴곰 남매 역시 모두의 바람처럼 따뜻한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JIBS 신동원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