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1)발달장애아와 더불어 /"시간이 멈췄으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건하.
엄마인 박정경씨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진이 빠집니다.
박정경/건하 어머니
"저는 집에 있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나가버리면 못 찾잖아요. 그런 부분 때문에 항상 건하가 집에 있는데도 건하 어딨어, 어딨어, 이러면서 잃어버리는 것에 민감해서..."
건하와 동갑내기인 지윤이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엄마는 지윤이에게서 종일 눈을 뗄수가 없습니다.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것도 걱정입니다.
지윤이와 건하는 모두 자폐 2등급의 발달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고희순/지윤이 어머니
"자폐 성향이 보인다고 말해서 부정하고 싶었어요. 내가 저 아이을 가졌을 때 뭐를 다르게 했지? 그러다 보니까.."
발달장애 중에서도 자폐 증상을 앓는 경우 가족들은 심한 고통을 겪습니다.
자폐 장애의 경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박정경/ 건하 어머니
"'그건 안돼, 고장나! 하지마!' 이러면 이 아이가 하지마가 잘 입력이 안돼요. 그러면 다른 분들이 저한테 얘 좀 잘 봐주세요. 이렇게 하시면 안된다고 하죠. 그럼 또 나와야 되고..."
아이들을 치료시설에 맡기고 싶어도
1대 1로 돌보는 시설이 아니면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맞벌이도 어렵고 여가 시간을 내는건 꿈도 꾸지 못합니다.
고희순/ 지윤이 어머니
"한번 봐달라라고 부탁할 수 있고, 이모네 집에서 잘 봐달라고도 할 수 있어는데 쟤들은 누구한테 맡길 수가 없어요"
부모들의 걱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니면 아이들을 맡아줄 곳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고희순/지윤이 엄마
"장애아를 가진 엄마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시간이 아예 멈춰서 젊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말이 실감이 나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는 하루 평균 평일엔 8.8시간, 주말에는 14.9시간을 자녀를 돌보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달장애아 부모들은 자녀의 일생을 평생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온전히 아이를 돌보는데 매일 매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JIBS 구혜희입니다.
구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