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유물 '잣성' 250km
JIBS가 마련한 기획 순섭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잣성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시대 제주엔 국영 목마장이 있었습니다.
이 목마장의 상하 경계를 위해 쌓아놓은게 바로 잣성인데,
제주 목축문화의 상징이자, 제주의 역사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중한 유물이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산간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담인 잣성.
일반 밭담보다는 높고, 높이도 일정한데다 겹겹이 쌓여진 특징이 있습니다.
쌓여진 해발 고도에 따라 상잣성과 중잣성, 하잣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잣성이 중요한건 단순한 돌담이 아닌 제주의 역사라는데 있습니다.
방목중인 말이 동사하거나 잃어버리는 사고를 방지하고, 말이 농경지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선시대, 즉 1430년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강만익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
조선시대 제주도 중산간에 국영목장이 만들어졌다라고 하는 걸 입증하는 유물이라는 가치가 있고, 제주의 목장사와 목축문화를 상징하는 돌담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만들어진 잣성만 165리, 64.8km에 이릅니다.
이후 목장별 경계를 위해 만든 잣성까지 합하면 1700년대 후반엔 640리, 즉 250km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창훈 기자
이처럼 잣성은 단일 유물로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선형의 유적이지만 연구나 인지도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실정입니다.
첫 연구도 2천년대 초반 민간인 석사논문에서 언급됐을 뿐입니다.
최근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용역이 부실했던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역사.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지만, 단 한 곳도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해 보호할 근거도 없습니다.
현재로썬 제주잣성보존회 등의 민간조직이 단편적으로 하고 있는 연구와 복구 정도가 보존활동의 전붑니다.
김맹호 (사)제주잣성보존회 이사장
우리가 세상 밖으로 꺼낸다고 하면 전세계 만리장성보다도 더 우리 조상들이 참 열심히 일들을 했구나 하는 것들이 밖으로 보입니다.
조선시대 국영목마장의 경계 돌담인 잣성.
잣성엔 옛 제주인의 고충과 애환, 그리고 역사까지 담겨 있지만, 무관심과 관리 부실로 잊혀지는 제주의 유물이 되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하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