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에 사라지는 '잣성'
제주 목축문화의 상징인 잣성이 최근 원형을 많이 잃어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종 개발도 문제지만, 잣성에 대한 인지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라지고 있는 잣성의 실태를 하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애월읍의 한 중산간.
수풀 안엔 조선시대 목축문화의 상징인 잣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잣성인지 의심케 할 정도로 원형은 많이 훼손돼 있습니다.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잣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돌들은 파헤쳐져 한데 모아져있고, 주변엔 도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이 곳은 상가리부터 소길리까지 잣성이 존재했던 곳입니다.
그러나 도로 개설과 각종 개발로 상당부분 잣성의 모습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잣성이 훼손된 곳은 이 곳 뿐만이 아닙니다.
중산간 목장지역에 골프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훼손되기 시작했고, 산담 축조나 도로 건설, 농경지 개간 등으로 훼손이 가속화됐습니다.
특히 최근엔 소나무 재선충병 제거작업 진입로 확보 때문에 잣성을 훼손하는 경우까지 발생했습니다.
사실상 원형 그대로 남은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잣성에 대한 인지 부족입니다.
제주 목축문화의 상징적인 유물이지만, 이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 등이 그동안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양영식 도의원(제주문화누리포럼 회원)
도민들도 잣성에 대해서 낯설게 생각하고 있고, 잣성에 대한 역사적인 가치라든가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해도가 아직까지는 좀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법적인 보호장치가 없는 것도 큰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강만익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
아직 잣성을 보호하는 법적인 장치가 없어서 사람들이 임자없는 돌담으로 인식해서 허물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빠른 시일내에 문화재, 특히 향토유산으로 지정해서 법적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각종 개발 속에 훼손의 속도가 빨라지고, 도민들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면서 7백년 제주 목축문화의 유물인 잣성이 사라지진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하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