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조금 전쟁 일단 매듭..도의회 '판정승', 道 '사과'
(앵커)
제주자치도가 부족한 예산 확보하기 위해 도의원들이 증액한 예산을 삭감하면서 보이지 않는 보조금 전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감사위원회에서 제주자치도의 증액 예산 삭감이 타당하지 않았다며 도의회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장 내년 예산편성 과정에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올해 상반기 제주도 보조금심의위원회에선 174건의 보조금 사업을 심의했습니다.
이 가운데 63건은 보조금이 대폭 잘려나갔고, 5건은 아예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제주자치도의회가 예산을 증액시킨 사업도 상당수 포함됐습니다.
도의회는 도지사가 동의해 증액된 사업 예산을 제주자치도가 보조금 심의위원회로 보내 조정한게 타당하냐며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결국 도의회는 감사위원회에 조사를 청구했고, 제주자치도는 행정안전부에 의견을 물었는데, 결과는 도의회의 판정승이었습니다.
행안부는 도지사의 예산 증액 동의가 심의 의결과 같다며, 보조금 심의위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감사위원회 역시 제주자치도가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벼르고 있던 도의회는 즉각 제주자치도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강철남 /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싱크)-"여러차례 의회의 의결권이 무시당했잖습니까.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도민들이 얼마나 불필요한 시간과 정력이 낭비됐습니까"
그러나 제주도는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 때문에 필요한 절차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우진 / 제주자치도 예산담당관
(싱크)-"증액된 사업이 다시 심의를 받는 부분은 저희들이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봉 /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싱크)-"지금 무슨 말입니까? 이게 한순간의 해프닝처럼 말씀하세요. 담당관님 얘기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네요?"
결국 상임위원회 정회요구까지 나오자, 뒤늦게서야 사과 입장을 내놨습니다.
현대성 / 제주자치도 기획조정실장
(싱크)-"제가 총괄하는 기조실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향후에 이런 사례가 없도록.."
영상취재 오일령
보조금을 둘러싼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제주자치도는 내년 예산을 초긴축으로 편성할 방침인 상황에서, 도의회는 대폭 증액할 명분을 확보한 셈이라 예산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