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의 경고 4. 지하수 소멸 전조 '해수 침투'
(앵커)
제주 지하수에 농약과 항생제 물질까지 녹아들 수 있다는 지하수의 소리없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하수가 오염된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 자체도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긴데요.
심지어 최근에는 지하수위 감소로, 해수침투까지 가속되고 있습니다.
지하수가 사라진 섬, 인천 무의도는 우리에게 어떤 경고를 하고 있을까요?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8백여명의 주민들의 살아가는 인천의 작은 섬, 무의도.
커다른 탱크차가 좁은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닙니다.
이 차가 공급하는건 바로 물.
섬 주민들이 사용하던 지하수가 모두 말라버렸기 때문입니다.
권대구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인터뷰)-(자막)-"(하루에 몇 번 정도 왔다 갔다 하시는 거예요?) 하루에 30번이요, 가는데 15번, 오는데 15번씩..."
80년대만 해도 섬 곳곳이 논일 정도로 물이 풍족했지만,
이제 한개만 남은 지하수 관정에서도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지하수가 고갈돼 바닷물까지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현복 무의도 11통장
(인터뷰)-(자막)-"주말이나 공휴일 같은 경우는 물이 항상 부족하니까 주중에 비축해서 단수됐을 때 쓸 목적으로 그렇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올지는 생각지도 못했죠"
무의도에 다리가 개통된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물 부족은 더 심해졌습니다.
무의도와 비슷한 상황이 이미 제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하수를 뽑아 쓰는 양이 많아지면서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고, 해수 침투 정도가 매년 심해지는 상황입니다.
이 지하수 관정은 지난 2013년만 해도 파랗게 담수 구간이 확인됐지만, 이제 바닷물이 유입돼 담수 구간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양식장에서 많이 쓰는 염지하수 취수량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젭니다.
하루 854만톤이나 취수 허가된 염지하수에는 최대 50%의 담수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염지하수에 담수가 30%만 포함된 것으로 가정해 제주 지하수 취수 허가량을 다시 계산하면, 제주자치도가 산정한 지하수 지속 이용 가능량의 2.3배를 초과하게 됩니다.
우남칠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인터뷰)-(자막)-"이미 제주도는 지속 이용 가능량이라고 제주도 스스로 평가한 양보다 휠씬 많은 양을 꺼내 쓰도록 허가한 거예요. 그정도 양을 허가해 주고 있는 것이죠. 거꾸로 지속 가능하지 않게끔 만들고 있는 거예요"
해수침투는 이제 먹는 물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삼양 수원지 중 한 곳에서 기준치의 10배나 되는 짠물이 취수되기 시작했고,
결국 염분 제거를 위해 2백억원을 들여 고도 정수 처리 시설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해수가 침투되면 지하수가 함양된 지층 전체를 못쓰게 된다는 점입니다.
우남칠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인터뷰)-(자막)-"염분이든, 어떤 오염물질이든 지하수에 들어가게 되면 지하수에 녹아 있는 부분도 정수하는 것이지, 주변에 있는 매질, 암석에 붙어있는 것들, 암석하고 반응해서 남아있는 것들은 우리가 뺄 수 없어요"
영상취재 윤인수
지하수 소멸의 징후로 불리는 해수침투는 사람들이 일상의 불편을 넘어, 지하수에 의존하는 생태계가 한순간에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인천 무의도)
(S/U)"지하수는 사라질 수 있는 자원이다.
인천의 작은 섬 무의도는 이런 기본적인 교훈을 제주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인천 무의도에서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