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1] JIBS 8뉴스
제주 '마음 건강' 괜찮나? ② 상당수 '골든타임' 놓쳐...조기 치료 중요
제주 '마음 건강' 괜찮나? ② 상당수 '골든타임' 놓쳐...조기 치료 중요
(앵커)
어제에 이어 정신건강 기획 두번째 순서입니다.

정신건강 문제는 초기 대응에 따라 회복에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데,

많은 경우 정신건강을 개인의 의지에 문제를 돌리거나 드러내는 것을 꺼려해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리포트)
조울병 증세를 보이는 아내의 곁을 지키고 있는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싱크)-"보통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 보고 힘내라고 하거나 죽을 용기로 살아보라고 얘기하는데.. 쉽게 말해 그런 마음이 안 먹어지는 병인거예요. 팔이 다쳤는데 팔을 오므리고 싶어도 못하는거랑 똑같아요"

(싱크)-"(아내는) 활발했었고 일하는 것 좋아했었고요. 그냥 누가봐도 평범한 졸업하고 나서 직장인을 하는 느낌? 그 누구도 지금의 발병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안했죠"

(싱크)-"지금 느끼는건데 번아웃이 심했거든요. 집에 오면 아무 것도 못해요. 씻는 것도 못하고 먹는 것도 못하고.. 우울증 증세가 보이면서 자살시도 사고가 나고 그 이후부터 급속도로 안좋아졌죠"

(싱크)-"쌓였던 스트레스가 있는거예요. 이게 화약고 같은 거죠. 계속 쌓여있었지만 발화만 안됐던 거? 번아웃 되서 발화가 되버리니까 삶 전체가 인화물질이어서 그 전체가 폭발했다고 비유하더라고요 선생님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치료에 나섰으면 어땠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싱크)-"그땐 저도 편견이 있어서 마치 입원하면 그 안의 환경 때문에 아내가 더 안좋아지리란 불안감이 있는거예요. 그래서 한 번만 참아보고 안되면 그때 입원하자 했는데 그것도 아쉽긴하죠"

(싱크)-"제가 지금 만약에 주위에 누군가 있다면 다음 징후로 갈 수 있으니 지금 빨리 약 먹고, 지금 빨리 상담치료 해야 한다고 할텐데.."

(싱크)-"아내도 결혼하고 안정된 삶을 추구하고 만들어 가면서 이것들이 터졌다고 둘은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생계가 너무 급하고 삶이 고달퍼서 이것을 터트릴 용기가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정신건강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원인 가운데 가장 큰 건 이처럼 치료 시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겁니다.

2년 전부터 제주도내 공공기관 5곳엔 무인정신건강검진기가 설치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3천명 가까이 이용했습니다.

여기서 정신건강 고위험군이 500명 정도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겨우 연락 된 150명도 거의 치료를 거부하면서

실제 치료로 연결된 것은 단 4명 뿐이었습니다.

현재 정신건강 치료를 받은 제주도민은 5만여명으로 집계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를 숨기는 경우도 적지 않아 실제 치료가 필요한 도민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지언 / 제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
(인터뷰)-"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은 조기에 발견이 되고 조기 치료, 조기 개입, 조기 재활이 됐을 때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당사자와 가족들이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비뚤어진 시선 대신 배려와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싱크)-"굳이 입원이나 심각한 치료까지 할 필요는 없고, 전문가와 한 번 상담을 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오히려 지금 많이 무너져 있는 내 옆 사람을 지킬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
제주, 가축분뇨 완전 정화 '엇박자'
제주, 가축분뇨 완전 정화 '엇박자'
(앵커)
제주 지하수 보전을 위해 제주자치도가 2년전 가축분뇨를 액비로 살포하는 방식에서 정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오는 2023년까지 제주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70%를 완전 정화시킨다는 계획이지만,

뒷받침할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돼지 2만여 마리를 사육하는 대형 양돈장입니다.

하루 발생하는 가축 분뇨 150톤 가운데 1백톤을 완전 정화시켜 다시 농장에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는 현재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런 완전 정화 처리 방식을 오는 2023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제주도내 1백여개 농가에서 들어오는 하루 3백톤의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이 공장에서도 완전 정화 시설을 갖췄습니다.

정화 처리 물량은 2백톤 규모로, 투입된 예산만 8억원이나 됩니다.

하지만 준공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오영종 제주양돈농협 자원화공장장
(인터뷰)-(자막)-"이 시점에서 만약에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되면, 기간도 1년 넘게 걸릴 것 같고, 새롭게 전부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금액적인 면도 억 단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완전 정화 처리 시설은 액비를 추가로 고도 정수 처리하는 것으로, 처리 물량엔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완전 정화처리 시설로 교체하면 처리 물량이 초과하는 것으로 간주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김동은 기자
(S/U)"제주자치도가 완전 정화 처리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지만, 관련 제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이뿐만이 아닙니다.

완전 정화 처리 시설을 도입하려면 수 억원이 투입되고, 유지 관리에도 비용과 인력이 추가돼야 합니다.

하지만 설치 지원 예산은 20% 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완전 정화 처리해 나온 재이용수는 액비보다 훨씬 깨끗한데도 활용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액비처럼 살포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
(싱크)-(자막)-"가축분뇨의 방류수 수질 기준은 있는데 (농업용수) 사용은 어떻게 하라는 법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어서 환경부에 질의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제주자치도는 앞으로 2년동안 가축 분뇨 완전 정화 처리 시설에 9백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제도적인 보완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 식당발 확진 7명까지...집단감염 확산 우려
제주, 식당발 확진 7명까지...집단감염 확산 우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수암발 '코로나 19' 확산세가 심상잖습니다.

식당 종사자와 접촉한 지역주민들의 감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식당 종사자 송별식에 참석한 직원과 지역주민 등 7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우려되는 것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자 방역 당국은 유수암리를 포함해 인근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키로 했습니다.

신윤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맛집으로 알려진 유명식당, 굳게 문이 닫혀있습니다.

식당 종사자와 접촉자들의 감염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연이은 확진자 발생소식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주민
(싱크)-자막"확진자 분이 어쨌든 간에 근처에 사니까 동선이 겹칠일은 많자나요. 거길 안가든간에... 주변에 돌아다니다 보면..."

식당 종사자 A씨는 지난 19일 외국으로 출국하기 전 검사를 받았다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제주자치도는 A씨의 밀접접촉자들에게 검사를 권유했고, 이 과정에서 지난 18일 A씨의 송별회에 참석했던 직원과 지역주민등 5명이 확진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6명의 확진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곤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역학조사 기간도 확진자 1명이 경미한 증세를 보였던 16일에서 이틀전 14일부터 18일까지 설정했습니다.

신윤경 기자
(싱크)-"제주도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해당식당을 방문한 338명에 대해 명단을 확보해서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4일 식당을 방문했던 지역주민 1명이 추가 감염된 사실이 오늘(21일) 오후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추가 감염자는 경미한 증상이 있었지만, 역학조사 전까진 코로나19를 의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역당국은 유수암리내 전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내일까지 진단검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방문기록이 대부분 수기로 작성돼 여전히 일부 방문자 확인이 어렵다는게 문제입니다.

김미야/제주자치도 역학조사관
(싱크)-자막"저희가 안심코드를 확인했는데, 업체가 등록은 돼 있습니다. 등록은 돼 있는데, 아쉽게 내역은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방역당국은 코로나 19 확산세가 어렵게 잡혀 가고 있는 시점에, 식당발 감염이 또다른 집단감염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신윤경 기자
제주, 4·3행불인 첫 '무죄'...검찰도 희생자 위로
제주, 4·3행불인 첫 '무죄'...검찰도 희생자 위로
(앵커)
4·3 사건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생존수형인에 이어 행방불명된 수형자들도 70여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4·3 관련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김필문씨는 평생을 말 못할 한을 품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4·3 당시 아버지는 군사재판을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행방불명됐고, 면회를 갔던 어머니까지 고초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필문 4·3 행불인 유족
(인터뷰)-(자막)주전자로 코에 뜨거운 물을 거꾸로 놓고 지르고, 전깃줄로 전기치료를 이렇게 하고 해서...

김필문씨의 70년 한이 이제야 풀리게 됐습니다.

아버지처럼 4·3 당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형무소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 행방불명 수형자 가운데 10명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4·3 행방불명피해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심 첫 재판에서 검찰은 행방불명 수형인들의 죄를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 직후 곧바로 선고 공판을 진행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오정희 4·3 행불인 유족
(인터뷰)-(자막)가슴이 시원하고 그냥 웃을 겁니다. 눈도 감을 수 있고.. 정말 이번 정부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검찰 역시 행방불명 수형자들의 생사도 모른채 70년을 기다려온 유족들이 마음의 짐을 덜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며 4·3 유족들의 아픔을 공유했습니다.

문성윤 변호사
(인터뷰)-(자막)앞으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우리 제주사회에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김기만

이번 판결로 현재 진행중인 4·3 행방불명인 피해자 320여명에 대한 재심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하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