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1] JIBS 8뉴스
제주,추석기획2-너에게 못다한 이야기,꿈에서라도 보고픈 어머니. 오인권 할아버지 이야기
제주,추석기획2-너에게 못다한 이야기,꿈에서라도 보고픈 어머니. 오인권 할아버지 이야기
(앵커)
추석을 맞아 마련한 기획 뉴스, 4·3을 겪은 세대가 MZ세대에 전하는 이야기를 웹툰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덧붙여 구성했습니다.

이번에는 4·3 당시 돌이 갓 지난 상황에서 어머니를 여의었던 오인권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대학생 현경준씨가 들어봤습니다.

신윤경 기잡니다.

(리포트)
4·3 추모길이 온라인에 펼쳐졌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현경준씨.
영상과 책으로만 접했던 이야기를 이번에는 직접 들어보려 합니다.

현경준 / 제주대학교 학생
미래 세대가 어떤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는지 이런 이야기를 주로 들어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4·3 공부하러 왔습니다."

오인권 / 4·3 후유장애인
내가 1947년. 9월 15일에 어디냐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서 태어났거든. 내가 할머니로부터 4·3에 대해들은 이야기는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오인권 할아버지의 4·3은 4·3 발발의 원인과 맞닿아 있습니다.

1947년 3월 1일 통일된 나라를 꿈꾸 기념행사가 관덕정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응원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고 별다른 조치 없이 지나간 경찰에 항의하는 군중들은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무고한 시민 6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3월 10일부터는 이에 항의하는 민관 총파업이 제주 전역에서 시작됐습니다.

각계각층의 참여한 파업에는 제주출신 경찰관들도 동참했고, 인권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경찰을 그만둔 것도 이때쯤입니다.

오인권 / 4·3후유장애인
말하자면 국가의 폭력 이런 거 때문에 우리 아버지가 그런 것은 못하겠다고 해서 정부의 잘못된 명령(부당한 명령)이랄까 그런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만 둔 이후로.

1948년 11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제주의 민란을 진압하라는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강경진압작전이 시작됐고, 도피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앗아가는 대살’도 무참히 자행됐습니다.

1949년 2월. 바람이 거센 바닷가
성산포 터진목.

돌이 갓 지난 아들을 품에 안고 있던 인권 할아버지의 어머니도 이곳으로 끌려 나갔습니다.

경찰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참히 총을 쏘아댔습니다.

터진목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도피자 가족 집단 학살사건은 이날 발생했습니다.

17개월의 인권 할아버지는 피투성이가 된 채로 기어 다니다 발견돼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고 이 사건의 유일한 생존 희생자입니다.

부모의 부재 속에 유년과 청년기를 보낸 소년은 70년의 세월을 담아선 얼굴로 그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팔에 남아있는 총상의 흔적처럼 기억을 하지 못하는 과거의 슬픔도 그대로입니다.

오인권 / 4·3후유장애인
"(4·3이) 완벽하게 되지는 못하겠지만 정리가 돼야 되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 모두가 개설될 수 있도록 노력 해 나가야 겠지..”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신윤경(yunk98@jibs.co.kr) 기자
제주, 마음만은 가까이
제주, 마음만은 가까이
(앵커)
올해 추석도 코로나 19로 가족 친지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명절이 되버렸습니다.

그래도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풍성한 한가위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조창범 기잡니다.

(리포트)
풍성한 한가위 차례상이 마련됐습니다.

정성을 다해 술잔을 올리고 배례를 합니다.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이던 여느때와는 달리 가족들만의 차분한 추석 차례 풍경입니다.

또 다른 가정집입니다.

이곳 역시 가족끼리 차례를 지내고 있습니다.

정성을 다하긴 매한가지지만 친형제지간조차 함께 할 수 없어 섭섭하기만 합니다.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해봅니다.

강석준 / 제주시 도남동
"올해 추석명절도 저희만 보내게 되서 너무 아쉬운데 돌아오는 설 명절에는 온 가족들이 같이 모여서 함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예쁜 손녀가 추석을 맞아 100세가 넘어 상수에 접어든 증조할머니를 찾았습니다.

추석 차례에 참여하지 못했어도 할머니는 증손자가 아깝기만 합니다.

강경생(102세) / 제주시 건입동
"반반하게 곱게 태어났어. 딸이 이뻐야 해. 아들은 아무래도 좋은데 딸이 이뻐야 해"


추석이나 설 명절때면 북적이던 제주목관아도 한적한 모습입니다.

추석연휴 차례를 지내지 못하는 친지, 가족들끼리 나들이에 나선 모습들이 눈에 띕니다.

정웅종.김승준.정연종 / 전북 군산시
"차례는 둘째 큰아버지가 지금 지내고 계시고, 제주도에 온 계기는 동생들이 내년 2월에 군대를 가게 돼서 그것때문에 제주도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조현모 / 경기도 안양시
"코로나 접종도 하고 해서 인원을 줄여가지고 안전하게 놀러와서, 공기 좋고한데 와서 재미있게 놀고(갑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석도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없는 안타까운 명절이 돼 버렸습니다..

JIBS 조창범입니다.

영상취재 - 강효섭

조창범(cbcho@jibs.co.kr) 기자
제주, 송악산의 맏형...형제섬 탄생의 비밀
제주, 송악산의 맏형...형제섬 탄생의 비밀

(앵커)
제주는 수많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섬입니다.

이 중 물 속에서 분화한 수성화산체인 형제섬은 그동안 정확한 탄생 연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 송악산보다 휠씬 일찍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김동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작은 두개의 섬이 마주보고 있어 붙여진 이름 형제섬.

제주 서부지역의 대표적 경관입니다.

이 형제섬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물 속을 확인해 봤습니다.


물 속에서는 화산이 분출할 때 만들어진 거대한 바위와 화산쇄설물이 가득합니다.

바닷 속에서 분출해 만들어진 수성화산체라는 얘깁니다.

(자료:제주도 형제섬 화산체의 지질과 화산활동 논문)
당시 분화구의 규모를 추산해 보면 직경이 600미터 가량으로 우도 분화구와 비슷한 크기로 추정됩니다.

현재 우리가 보는 형제섬은 오랜 풍화 작용에 분화구 크기가 20분의 1로 줄어든, 골격만 보는 셈입니다.


그동안 형제섬은 3천7백년 전 만들어진 송악산과 구조가 같아, 탄생 시기가 비슷한 쌍둥이로 추정돼 왔습니다.


하지만 정밀 연대 측정을 해보니, 휠씬 이전인 9천년 전에 생성됐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쌍둥이가 아닌 송악산의 맏형이라는 얘깁니다.

형제섬은 해수면이 상승하기 이전에 만들어져 형성 시기 자체도 다릅니다.


전용문 세계유산본부 지질학 박사
"송악산이 앞으로 풍화돼서 깎이면 형제섬처럼 변해갈 겁니다. 그래서 제주 송악산의 미래가 형제섬이라고 할 수 있고요. 제주의 화산활동이, 풍화작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형제섬과 송악산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천년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닷 속에는 제주 화산체의 형성 과정이 그대로 감춰져 있지만, 아직 연구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고기원 지질학 박사
"해수면 아래에 잠겨져 있는 제주 화산체의 원래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도록 주변 지역 섬들의 화산 활동과 지질에 대한 연구, 즉 형성시기에 대한 연구가 매우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 본섬과 주변 섬들의 탄생 과정을 밝혀내는 건, 생명수인 제주 지하수 형성 과정까지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쇱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