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9] JIBS 8 뉴스
"이야기가 없다면 풍경은 껍데기일 뿐"
"이야기가 없다면 풍경은 껍데기일 뿐"
(앵커)
우도는 제주섬의 축약이라고도 합니다.

뺴어난 풍경에 연간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고 있지만, 그 안에선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고 주민들간 생활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 우도의 모습을 기록하고 보존하려는 우도 마을신문 기자이자 예비 해녀를 안수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성산포항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섬 속의 섬 우도입니다.

물이 빠지고 드러난 바위 위에 해녀들이 모여있습니다.

도구를 이용해 바위 위에 잡초를 긁어냅니다.

"이게 바당(바다) 검질(잡초)네, 검질(잡초)를 캐주는거? 그래야 톨(톳)이 곱게 나는구나예."

해녀들이 모여 바다 청소를 하는 갯닦기 작업으로, 해녀 공동체 문화 중 하납니다.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우도 마을신문 기자 강윤희씹니다.

이번에는 전직 해녀회장을 만나러 가는 길.

은퇴한 해녀의 노동요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취재 수락을 받으려는 겁니다.

"나는 상을 11개 탄 사람이야. 군수상도 2번 탔어."

"삼춘만 알잖아. 나도 알고 이제 우리 나중에 후손들도 알려면, 이렇게 미니 책자라도 만들어보자고..."

6년차 기자인 강 씨가 취재거리로 제일 먼저 고려하는 건 바로 공동체 문화입니다.

마을신문 기자 일을 시작한 것도 척박한 환경에서 수눌음 문화를 지켜왔던 과거 우도의 공동체 문화를 기록하기 위해섭니다.

강윤희 / 우도 마을신문 기자
"해안도로 나면서 급격하게 발전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농사나 바다로 거의 비슷 비슷하게 경제활동했던 분들이 격차가 심해지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경쟁이 생기기 시작하고."

"진짜 우도는 이게 아니거든요. 우도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우도 이야기를 실어서 이 삶의 이야기들이 기록을 통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않으면 (우도는) 껍데기 밖에 없다고 봐요."

강 씨는 해녀 일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세월 우도의 근간이 됐던 해녀 문화를 끊기게 놔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강윤희 / 우도 예비해녀
"현직에 해녀 활동하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이세요. 나중에 내가 배우고 싶어도 이걸 가르쳐줄 사람 없는 거에요. 그래서 중간자인 우리가 알고는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2017년 1천8백여명까지 늘었던 우도 인구는 지난해 1천6백여명으로 5년 사이 10% 넘게 줄었습니다.

반면에 우도를 찾는 방문객은 연간 100만명이 넘습니다.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생활 환경의 변화 속에 개발과 옛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 우도.

대를 이어 전해질 우도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섬의 연속성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끊기지 않고 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강효섭
제주방송 안수경 (skan01@jibs.co.kr) 강효섭(muggin@jibs.co.kr) 기자
"100원만 넘어도 지원 중단"..자립 어려운 한부모 가족
"100원만 넘어도 지원 중단"..자립 어려운 한부모 가족
(앵커)
제주지역 100가구 가운데 7가구 이상이 한부모 가족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자녀 돌봄과 사회적 편견까지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부모 가족을 위한 지원책이 보다 현실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홀로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 진서연 씨.

천식을 비롯한 여러 질병으로 직장생활이 어려워 생계급여를 수급 중입니다.

한 달에 총 162만 원이 지급되지만 아이 셋을 키우기에는 빠듯하기만 합니다.

잠깐 일을 해보려 했지만 기준 소득에서 백 원이라도 더 수입이 생기면 지원이 끊기는 데다, 아직 7살인 아이 돌봄 문제도 큰 걸림돌입니다.

진서연 / 한부모 가족 어머니
"학습비나 학원을 보낼 수가 없는 거예요. 생활비 자체가 너무 부족하니까.. 일을 해야 되는데 (돌봄) 선생님이 아무도 안 계신다고 취소가 돼버린 거예요. 어쩔 수 없이 큰 아이한테 막내 맡겨놓고.."

또 자녀가 성장하면 투입되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양육수당마저 20만 원으로 고정돼 있어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부모 가족 아동빈곤율은 50%에 육박하고, 한부모 가족이 아닌 가구의 4배가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부모 가족의 자립을 위해 탈수급 시기를 일정 기간 유예하고, 자녀 연령에 따라 양육 수당을 비례해 증액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또 이를 위해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송다영 /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 3년, 이상적으로는 5년 정도 일정 기준 소득을 넘어가도 그 부분 관련해서는 번 돈의 70%만 카운팅을 한다든지..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특별급여 이런 형태로 해서..."

제주지역 100가구 중 7가구 이상은 한부모 가족으로, 전국 한부모 가족 비율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제주자치도가 한부모 가족 지원에 투입하는 예산은 전체 복지 예산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예산 지원을 비롯한 한부모 가족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