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테마) 넓고 강해지는 '가을 태풍'...'찬투'가 보낸 경고음
(앵커)
오늘 테마 뉴스는 태풍입니다.
가을 태풍인 찬투는 예상보다 제주에서 떨어져 비켜갔지만, 엄청난 집중호우를 퍼 부었습니다.
태풍 찬투가 어떤 태풍이었는지, 어떤 경고음을 보낸건지 분석해봤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차량 한대가 도로 가운데서 오도가도 못합니다.
구조대원들과 함께 취재진도 차를 밀어보지만, 물이 깊어 쉽지 않습니다.
김동은 기자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에 마을안길에 물이 들어차면서 도로는 마치 강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반지하 방에도 물이 가득 들어차 집기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작은 우수관으론 쏟아지는 빗물을 받아낼 수 없습니다.
주민
"빠져야 될 물이 못 빠지니까 지금 위에서부터 잠겨서 물이 계속 지대가 낮은 쪽으로 흘러내려서 계속 잠기는거에요"
침수 피해는 주로 제주시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레이더 영상을 보면, 태풍의 영향으로 남동풍과 북동풍이 유입돼 강한 비구름대가 제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만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오늘(17) 새벽 5시쯤 제주시의 시간당 강수량은 71밀리미터,
반면에 서귀포시는 6.8밀리미터로 10배나 차이가 난 겁니다.
강미영 /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16일에서 17일) 제14호 태풍 찬투가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특히 남동풍과 북동풍이 수렴되는 산지와 제주를 포함한 북동부 지역으로 시간당 50에서 7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태풍이 그나마 제주를 비켜가면서 역대급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찬투는 만만히 볼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초속 25미터 정도의 1등급 태풍이던 찬투는 하루만에 초속 60미터가 넘는 5등급 슈퍼태풍으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세력이 약해지지 않고 북위 21도까지 슈퍼태풍 세력을 유지한 이례적인 태풍입니다.
높은 바다 수온이 태풍에게 계속 에너지를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강석구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순환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번 찬투의 경우는 올해 하계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최초의 슈퍼태풍이고요. 위도 18도에서 21도까지 가면서 만 하루, 24시간동안에 5등급이 계속 유지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태풍의 길이 만들어지지 않아 제주로 오기전 힘이 많이 빠졌다는 점입니다.
시속 20킬로미터 내외를 유지하던 태풍 찬투는 지난 13일부터 속도가 6분의1로 줄었고,
3일간 10킬로미터 이내 속도로 이동하며 에너지를 쏟아낸 이후, 제주로 북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텁니다.
문일주 / 제주대학교 태풍연구센터장
"태풍은 점점 강한 태풍이 올겁니다. 왜냐하면 동중국해 수온이 많이 올라가 있거든요. 동중국해 접어들면서 태풍이 급격하게 약해져야 하는데, 높아진 수온 때문에 강도를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제14호 태풍 찬투는 앞으로 더 강한 수퍼 태풍이 제주를 강타할 수 있다는 사전 경고를 보냈던 셈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강명철
자료 - 제주지방기상청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