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7] JIBS 8뉴스
제주, (테마) 넓고 강해지는 '가을 태풍'...'찬투'가 보낸 경고음
제주, (테마) 넓고 강해지는 '가을 태풍'...'찬투'가 보낸 경고음
(앵커)
오늘 테마 뉴스는 태풍입니다.

가을 태풍인 찬투는 예상보다 제주에서 떨어져 비켜갔지만, 엄청난 집중호우를 퍼 부었습니다.

태풍 찬투가 어떤 태풍이었는지, 어떤 경고음을 보낸건지 분석해봤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차량 한대가 도로 가운데서 오도가도 못합니다.

구조대원들과 함께 취재진도 차를 밀어보지만, 물이 깊어 쉽지 않습니다.

김동은 기자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에 마을안길에 물이 들어차면서 도로는 마치 강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반지하 방에도 물이 가득 들어차 집기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작은 우수관으론 쏟아지는 빗물을 받아낼 수 없습니다.

주민
"빠져야 될 물이 못 빠지니까 지금 위에서부터 잠겨서 물이 계속 지대가 낮은 쪽으로 흘러내려서 계속 잠기는거에요"

침수 피해는 주로 제주시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레이더 영상을 보면, 태풍의 영향으로 남동풍과 북동풍이 유입돼 강한 비구름대가 제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만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오늘(17) 새벽 5시쯤 제주시의 시간당 강수량은 71밀리미터,

반면에 서귀포시는 6.8밀리미터로 10배나 차이가 난 겁니다.

강미영 /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16일에서 17일) 제14호 태풍 찬투가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특히 남동풍과 북동풍이 수렴되는 산지와 제주를 포함한 북동부 지역으로 시간당 50에서 7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태풍이 그나마 제주를 비켜가면서 역대급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찬투는 만만히 볼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초속 25미터 정도의 1등급 태풍이던 찬투는 하루만에 초속 60미터가 넘는 5등급 슈퍼태풍으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세력이 약해지지 않고 북위 21도까지 슈퍼태풍 세력을 유지한 이례적인 태풍입니다.

높은 바다 수온이 태풍에게 계속 에너지를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강석구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순환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번 찬투의 경우는 올해 하계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최초의 슈퍼태풍이고요. 위도 18도에서 21도까지 가면서 만 하루, 24시간동안에 5등급이 계속 유지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태풍의 길이 만들어지지 않아 제주로 오기전 힘이 많이 빠졌다는 점입니다.

시속 20킬로미터 내외를 유지하던 태풍 찬투는 지난 13일부터 속도가 6분의1로 줄었고,

3일간 10킬로미터 이내 속도로 이동하며 에너지를 쏟아낸 이후, 제주로 북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텁니다.

문일주 / 제주대학교 태풍연구센터장
"태풍은 점점 강한 태풍이 올겁니다. 왜냐하면 동중국해 수온이 많이 올라가 있거든요. 동중국해 접어들면서 태풍이 급격하게 약해져야 하는데, 높아진 수온 때문에 강도를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제14호 태풍 찬투는 앞으로 더 강한 수퍼 태풍이 제주를 강타할 수 있다는 사전 경고를 보냈던 셈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강명철
자료 - 제주지방기상청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기자
제주, 한라산에 1300mm '물폭탄'...곳곳에서 물난리
제주, 한라산에 1300mm '물폭탄'...곳곳에서 물난리
(앵커)
제 14호 태풍 찬투가 제주에 물폭탄을 퍼부으면서, 곳곳에서 물난리가 벌어졌습니다.

한라산 진달래밭에 천3000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제주시 도심에도 시간당 70밀리미터의 집중호우가 퍼부었습니다.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고 낙뢰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조창범 기잡니다.

(리포트)

공사중인 도로를 넘쳐 흐르는 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집니다.

인근 식당과 렌터카 업체 사무실들이 금세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물이 빠져도 다시 사용할 수 없을 정돕니다.

차량들을 미리 이동시켜 피해를 입지 않았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태풍 찬투가 제주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던 오늘 새벽.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순식간에 물난리가 벌어졌습니다.

주변의 양수기를 총동원해도 물이 빠지지 않아,결국 민간 업체의 대형 양수기까지 투입됐습니다.

배용호 / 제주시 용담동
"(새벽)3시까지는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3시반 이후에 도로에서 물이 넘치는 바람에 다 잠기게 된거죠. 갑작스럽게."

배수구가 막힌 도로도 여러곳이 침수됐습니다.

신호등까지 태풍 피해를 입어 작동을 멈췄습니다.

조창범 기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제주시내 저지대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주택 침수도 이어졌습니다.

우수관 인근에 있거나 조금만 지대가 낮아도 빗물의 습격이 이어졌습니다.

유미숙 / 제주시 도남동
"(문 앞에)모래 주머니 갖다놓고, 미리 준비해 놓고 오니까 화장실에서 갑자기 물이 막 여기서 솟아 오르는 거예요. 얼마나 놀랬는지..."

(수퍼)-한라산 진달래밭/
(수퍼)-누적강수량 1,299.5mm 기록
태풍 찬투는 지난 13일부터 제주를 빠져나간 오늘 오후 3시까지 한라산 진달래밭에 천300밀리미터의 비를 뿌렸습니다.


제주시 산천단은 600밀리미터를 넘는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낙뢰, 벼락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도 발생했습니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공연장이 불에 타 1시간 반만에 진화됐지만 강한 비바람에 진화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김호택 / 동부소방서 지휘팀장
"바람이 불면 사다리차 작동이 안되도록 센서가 돼 있거든요. 그래서 굴절 사다리차를 전개했는데, 더 이상 전개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태풍 찬투는 지난 1959년 추석 당일 제주에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혔던 사라호 태풍과 같은 날짜인 9월 17일 제주를 강타해 곳곳에 적잖은 피해를 남겼습니다.

JIBS 조창범입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강명철, 윤인수, 강효섭
조창범(cbcho@jibs.co.kr) 기자
제주, 추석 방문 행렬 시작....여행온 가족 8명 확진
제주, 추석 방문 행렬 시작....여행온 가족 8명 확진
(앵커)
태풍 찬투가 북상하면서 중단됐던 항공기 운항은 오늘 오전부터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추석 귀성객과 여행객 4만명이 제주로 들어왔습니다.

방역당국은 제주로 여행온 일가족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 수도권 코로나 19 확산세가 제주로 번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공항 도착 대합실로 사람들이 쉴새없이 밀려나옵니다.

태풍이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공항이 다시 분주해졌습니다.

2명 이하 개별 관광객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특히 눈에 띕니다.

박찬주 / 전라남도 나주시
"여기에서 2박 3일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갈거에요. 가족들이랑 할머니랑 같이 신나게 놀다 가고 싶어요."

오늘 오전에만 태풍으로 항공기 18편이 결항됐지만, 항공사들이 특별기를 띄워 결항 승객들을 수송했습니다.

오늘 하루 제주 방문객은 4만명 수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다 한글날과 개천절 연휴로 관광객이 분산되더라도, 이번 추석 20만 명 가까이가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석균 /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장
"(추석 연휴) 작년보다는 많지만 평년보다는 적은 1일 평균 3만 2천명, 전체적으로 20만명 내외가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임에도 방역당국이 긴장하는 이윱니다.

특히 이달 제주도내 확진자 중 타시도에서 온 방문객 확진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0.6%이던 입도객 확진자 비율은 이달 26.5%까지 증가했습니다.

더욱이 타지역 확진자의 접촉자 등 외부요인으로 감염된 제주 확진자 비율은 36.4%나 됩니다.

김미야 / 제주자치도 역학조사관
"수도권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들어오시는 관광객들, 가족들을 찾는 도민 가족분들이 들어오시면서 추석 연휴 후에 제주도에 미치는 영향이 꽤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거죠."

오늘 오후부터 귀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도 방역당국은 제주에 오기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 강효섭
안수경(skan01@jibs.co.kr) 기자
제주, 갓 파종했는데 침수 피해...재파종 못할까 걱정
제주, 갓 파종했는데 침수 피해...재파종 못할까 걱정
(앵커)
태풍 찬투가 쏟아낸 기록적인 폭우에 농경지 침수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월동 작물을 파종한 직후라 농가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게다가 재파종할 여유도 없어, 올해 월동 채소 생산량이 크게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김지훈 기잡니다.

(리포트)

농경지가 온통 흙탕물 천집니다.

너른 밭을 사이에 두고 운하가 하나 생겨버렸습니다.

파종한지 채 열흘도 안된 무 묘종은 고스란히 싹이 잠겨 버렸습니다.

좀체 물이 빠질 기미도 보이질 않습니다.

당장 재파종하기도 어려워, 피해 농민은 막막할 뿐입니다.

고원하 / 구좌읍 평대리
"비가 많이 와서, 파종을 해놨는데 파종시기도 늦어지고...재파종을 해야 하는데 날씨도 이렇고 언제 할수 있을지도 모르고 마음이 답답하죠"

태풍 찬투에 퍼부은 집중 호우에 제주동부지역 상당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월동무와 당근, 콩 등 밭작물 피해가 상당합니다.

성산읍에서만 월동무 피해 면적이 9백헥타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갓 파종한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 월동 채소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물이 빠져야 재파종이 가능해, 파종 시기가 늦어지면서 재파종을 못하거나, 생육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김승법 / 구좌읍 종달리
"지금 무 시기에 맞는 파종시기가 있는데, 시기를 놓치면 빈 밭으로 놔둬야 하거든요.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보면 농사를 못짓는거죠"

비가 그치면서 태풍 피해 조사도 시작됐습니다.

제주자치도와 지역 농협이 피해 현장을 돌며, 농작물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강인봉 / 구좌농협 경제상무
"감자와 콩 쪽에서 큰 피해가 난 것 같습니다. 피해규모가 정확히 나오면 행정과 함께 건의도 드리고 농민들에게 보탬이 될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지훈 기자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재파종 걱정까지 더해지면서 태풍에 이어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JIBS 김지훈입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