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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브라유점자 완성 200주년 특별기획 #마음으로쓰는시_11부 #제주인어
2024.10.15.화
[브라유 점자 완성 200주년 특별기획] - 12부작 EP.11화
-마음으로 쓰는 시-
with.현택훈시인, 강재원작가(시각장애인)
JIBS 제주방송과 제주도문화정보점자도서관이 공동기획 [마음으로 쓰는 시] 오늘 11번째 시간입니다. 브라유 점자 완성 200주년 특별기획 시각장애 공감프로젝트인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하고 있습니다.
1. 오늘도 어떤 시를 만나볼지 궁금합니다. 강재원 님, 오늘의 시 제목이 뭔가요?
[강재원] 오늘 준비한 시는 제목이 ‘제주 인어’입니다. 제주 인어가 과연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상상하며 들어주세요.
2. 그럼 강재원 님의 목소리로 한 번 들어볼까요. 미리 사전에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감상해보겠습니다.
제주 인어 _ 강재원
이곳엔 인어가 살아요.
더운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물속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인어들이죠.
우리들 모두 그 인어를
해녀라고 불러요.
이 인어가 사는 곳은
제주도예요.
인어를 보구정허민
제주도로
홉저옵서양.
3. 이 시 어떻게 감상하셨나요?
[현택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이 있듯 가장 제주적인 것이 세계적이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소설가의 대표작 중 ‘소년이 온다’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루었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한강 소설가의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에 보니 ‘시적 산문’을 높이산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실제 한강 소설가는 소설 말고도 시도 쓰고, 시집도 내곤 해왔는데요. 시가 글쓰기의 시작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전에 윤대녕 소설가가 소설을 잘 쓰기 위해서는 시를 읽으라고 말한 것을,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시에 나타나는 이미지 형상화, 비유, 돌려 말하기 이런 것들이 글쓰기의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해녀에 대해 쓰고 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제주해녀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습니다. 제주의 돌담, 제주의 자연, 제주의 음식 이런 것들을 제재로 해서 시나 소설을 쓸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소재라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성을 확보해 더 주목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4. 현택훈 시인님은 한 달에 몇 편 정도 시를 쓰시는지요?
[현택훈] 사실 기성 시인도 자신의 창작시를 일주일에 한 편씩 갖고 와서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추천시를 갖고 와서 감상을 얘기할 수는 있지만, 참 어려운 일인데요. 강재원 시인님은 제가 제시어만 제시하면, 군소리 없이 마치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시 한 편을 써서 내곤 하니까 제가 더 고맙고, 저도 시 쓰는 사람으로서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매주 시 한 편 꾸준히 쓰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 달에 한두 편 쓰는 것 같아요. 최근에 제가 인상 깊게 생각이 든 말이 있는데, 영화 ‘패터슨’에 등장하는 시인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가 있습니다. 그 시인이 이런 말을 했더라구요.
“시를 관념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이 강재원 님의 시 쓰기 스타일을 닮은 것 같아요. 저는 관념이 먼저 와야 그 다음 사물로 연결을 해보곤 했는데, 윌리엄스 시인은 관념을 신경 쓸 게 아니라 사물 그 자체만 노래하면 된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영화에서도 성냥갑 속에도 시가 있다라고 말합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패터슨은 버스 기사인데, 일할 때도 시를 생각하면서 틈틈이 시를 씁니다. 그러니까 일상에서 매일 가까이 있는 것 중에서 시를 씁니다.
윌리엄스의 시 중에서 재목이 ‘단지 이 말을 하려고’ 한 부분 읽어보겟습니다. “냉장고에 넣어 둔 자두를 먹었어요./ 아마도 당신이 아침에 먹으려고 남겨둔 것 같은데/ 아주 달고 맛 좋고 시원했어요.” 이런 내용인데요. 너무 평범한 문장이지만 이 글에서 삶의 위트가 들어있습니다.
공감이 되면서 웃게 되잖아요. 저는 그러한 일상을 시로 쓰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는 서정홍 시인을 들 수 있는데요.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는 그 분 시 중에서 제목이 ‘고수’인데요. 재미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세요.
“여보, 우리 가끔 가는/ 그 찻집 주인 아가씨 이름 생각나요? /엊그제 명함도 받았잖아요// 어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 세상에서/ 여성 이름은 당신밖에 몰라요” 이런 시입니다.
강재원 시인님도 일상에서 시를 찾는 것은 아주 좋은 시쓰기 습관입니다. 계속 그렇게 하시다보면 나중에는 시집을 내시고 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시인은 별 게 아니라 시를 쓰고 있으면 시인이니까 앞으로도 꾸준히 틈틈이 시를 쓰면 좋겠습니다.
MC: 브라유 점자 완성 200주년 특별기획 시각장애 공감프로젝트 [마음으로 쓰는 시]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오늘 두 분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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