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의료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됐던 한 해였습니다.
혼란과 불안, 갈등 같은 단어로 가득했고,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제주 의료계 상황과 향후 과제까지 이효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의사 증원을 의사들의 허락 없이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고 진행하는 것은 매우 부당합니다"
"정부와 의사들의 싸움 이게 도대체 몇 번째입니까?"
제주대학교 병원은 전공의 이탈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전공의가 부족해지면서 곧바로 환자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응급실 환자 (2월 26일)
"너무 속이 안 좋고 힘들어서 응급실 진료를 봐달라 했더니, 6시간이 걸리는 건 너무 심해서.."
당시 이 병원에서만 전공의 100여 명이 이탈했습니다.
입원 병동에선 환자를 퇴원시킬 수밖에 없었고,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하루 수억 원의 적자가 생겼습니다.
제주대병원은 설립 이후 처음 비상경영까지 선포하는 위기 상황을 맞았습니다.
병동 환자 (2월 20월)
"제가 더 입원할 건데, 오늘 퇴원하잖아요. 전공의 분이 안 계셔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제주자치도가 부랴부랴 응급실에 읍면 공중보건의를 파견했지만,
읍면 지역 보건지소에선 7개월 동안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최임선 / 제주시 조천읍 (3월 21일)
"우리 같이 장사하는 바쁜 사람들은 병원에서 1~2시간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 보건소에 선생님 안 계시면 우리가 힘들어요"
이 과정에서 동네 병원들도 휴업에 나서면서 일선 의료 현장마다 혼란은 계속됐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6월 18일)
"여기는 어제 연다고 답변하셨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 안 받아서 제가 한 번 와본 거예요."
이 혼란의 시발점은 의대 증원.
정부의 계획대로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서 제주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은 1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늘어난 학생이나 집단 휴학한 의대생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제주지역의 열악한 의료 체계 개선 논의 등 다양한 의제가 혼란 속에 묻혀 버린 겁니다.
이효형 기자
"올 한 해 의료대란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 '혼란'일 겁니다.
모든 순간 혼란의 연속이었고,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의료 기반이 취약한 섬 지역인 제주에 더욱 혹독했던 의료대란이라 걱정이 앞서는 이유기도 합니다.
모든 제주도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으로 의료 정상화를 바라는 만큼, 출구전략을 찾기 위한 논의를 더는 늦춰선 안 될 겁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JIBS 제주방송 이효형(getstarted@hanmail.net) 고승한(q890620@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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