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처음으로 발견된 동굴 안 4·3 피난 흔적과 관련해 현장 상황이 매우 독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훼손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토벌 작전의 증거인 탄피와 탄두가 상당수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토벌의 경우, 동굴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
당시 어떤 작전이 벌어졌는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70여 년만에 처음 발견된 수직 입구와 이어진 이중 구조 동굴.
마을 주민의 현장 확인을 통해 이 곳의 지명이 '어오름궤'였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지난 7일 첫 발견 당시 현장은 오랜 시간 속에서도 그대로 보존된 상태였습니다.
박성훈 마중물(4·3 유물조사단) 회원
"다른 곳은 분포돼 있거나 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여기는 그대로 토벌대에게 잡혀간 순간이 그대로 기록된 장소이기 때문에 유물도 그대로, 생활했던 환경도 그대로...."
마을주민들을 중심으로 이 '어오름궤'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70년이 넘도록 이 곳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강석두(81세)/서귀포시 안덕면
"찾지를 못하는거야. 동네 이장님들도 책을 만들려고 찾았는데, 찾지를 못했어. 그 근처에 가도 어딘지를 모르는거야"
그동안 거의 훼손이 일어나지 않아,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겨 가치가 상당하다는 얘깁니다.
특히 이 현장에서 발견된 깨진 항아리들은 4·3 토벌 과정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피난민들이 밥을 먹지 못하도록 집기를 깨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내부에서 잇따라 발견된 탄피와 탄두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총격 등 내부 토벌이 이뤄진 정황적 증거로, 4·3 유해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김은희 제주 4·3 평화재단 추가진상조사단 조사2팀장
"탄피나 탄두가 있는데 '거기까지 토벌대가 들어갔나' 이런 의문이 들 것 같아요. 웬만해서는 토벌대가 저렇게 위험한 장소에는 위에서 쏘기만 하지, 내려오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이 곳에서 어떤 토벌 작전이 벌어졌는지, 누가, 얼마나 희생됐는지 등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JIBS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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