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9일)은 민족 대명절인 설입니다.
제주에서도 설 명절을 맞아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세배하며 덕담을 나눴는데요.
특히 이번 설 명절이 어느때보다 특별한 가족도 있습니다.
70여 년만에 유해를 찾아 첫 차례를 지낸 4·3 유족의 설 명절을 김동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정성스럽게 준비한 차례상.
술을 올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합니다.
일반적인 설 명절 풍경이지만, 올해는 휠씬 특별합니다.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고향에서 처음 차례를 지낼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손자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양성홍 제주4·3 유족회 행방불명인협의회장
"할아버지를 모셔서 오늘 첫 차례를 지내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 동생들도 그렇고 다들 좋아하고 있어요"
양성홍씨의 할아버지는 지난 1949년 광주형무소에 수감된 이후, 행방불명된 상태였습니다.
유족들의 채혈을 통해 신원이 확인돼 꿈에 그리던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 유해는 지난 2019년 옛 광주형무소 무연분묘터에서 발굴된 유해 261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76년 만에 처음 모시는 차례상에, 준비하는 마음도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백홍선 양성홍씨 부인
"차례 명절을 준비하면서는 그런 생각들이 막 영화처럼 지나가는데, 내가 이 제사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편안하시라는 마음으로..."
이제 양씨의 소원은 하나 뿐입니다.
4·3 당시 대전형무소로 끌려가 골령골에서 희생돼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유해를 찾는 것입니다.
양성홍 제주4·3 유족회 행방불명인협의회장
"제주도민 3백 분이 대전 골령골에서 희생됐거든요. 그 분들을 다 찾아서 가족 품으로 전부 돌려보내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제주 4·3 행방불명자는 2천여명.
이중 상당수가 다른 지역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지만,
다른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건 이번 사례를 포함해 단 2건에 불과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JIBS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29일)은 민족 대명절인 설입니다.
제주에서도 설 명절을 맞아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세배하며 덕담을 나눴는데요.
특히 이번 설 명절이 어느때보다 특별한 가족도 있습니다.
70여 년만에 유해를 찾아 첫 차례를 지낸 4·3 유족의 설 명절을 김동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정성스럽게 준비한 차례상.
술을 올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합니다.
일반적인 설 명절 풍경이지만, 올해는 휠씬 특별합니다.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고향에서 처음 차례를 지낼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손자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양성홍 제주4·3 유족회 행방불명인협의회장
"할아버지를 모셔서 오늘 첫 차례를 지내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 동생들도 그렇고 다들 좋아하고 있어요"
양성홍씨의 할아버지는 지난 1949년 광주형무소에 수감된 이후, 행방불명된 상태였습니다.
유족들의 채혈을 통해 신원이 확인돼 꿈에 그리던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 유해는 지난 2019년 옛 광주형무소 무연분묘터에서 발굴된 유해 261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76년 만에 처음 모시는 차례상에, 준비하는 마음도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백홍선 양성홍씨 부인
"차례 명절을 준비하면서는 그런 생각들이 막 영화처럼 지나가는데, 내가 이 제사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편안하시라는 마음으로..."
이제 양씨의 소원은 하나 뿐입니다.
4·3 당시 대전형무소로 끌려가 골령골에서 희생돼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유해를 찾는 것입니다.
양성홍 제주4·3 유족회 행방불명인협의회장
"제주도민 3백 분이 대전 골령골에서 희생됐거든요. 그 분들을 다 찾아서 가족 품으로 전부 돌려보내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제주 4·3 행방불명자는 2천여명.
이중 상당수가 다른 지역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지만,
다른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건 이번 사례를 포함해 단 2건에 불과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JIBS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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